검찰·법원이 스쿨미투 피해자 신상 노출...2차 가해에 학교 떠나
검찰·법원이 스쿨미투 피해자 신상 노출...2차 가해에 학교 떠나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1.06.22 13:15
  • 수정 2021-06-23 0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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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신원·비밀 누설 금지 의무 저버려”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권익위에 검사·재판부 징계 요청...공수처 고발도
2차 가해 저지른 교사에겐
형사 고소·민사 손배 청구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과 연대자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해 2차 가해를 유발한 검사와 법원에 징계를 요구하고, 2차 가해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세아 기자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과 연대자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해 2차 가해를 유발한 검사와 법원에 징계를 요구하고, 2차 가해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세아 기자

교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피해자가 수사·재판 과정에서 신상이 노출돼 2차 가해를 겪고 학교를 그만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사태를 유발한 것은 검사와 재판부라는 지적이 나왔다.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해 2차 가해를 유발한 검사와 법원에 징계를 요구하고 가해자의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권익위원회에 검사와 재판부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고, 2차 가해를 저지른 교사 측에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검사와 재판부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검사·재판부가 신원 노출한 탓에
피해자는 법정에서부터 가해자 측 공격에 시달려”

피해자 A씨를 포함한 충북여중 학생들은 2018년 ‘스쿨미투’ 운동에 동참해 교사들의 성폭력을 고발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학생들은 심각한 2차 가해를 겪었다. 특히 학내 성폭력 공론화에 앞장섰고,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A씨의 피해가 컸다. 가해자 측에 A씨의 신상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이런 사태를 유발한 것은 검사와 재판부였다. A씨는 재판 내내 가명을 사용했지만, 1심 공판 중 검사 측이 A씨의 성씨를 노출했다. 판사는 피고인 측 방청객이 참석한 재판정에서 A씨를 지목했다. 또 재판기록을 신청한 A씨의 성씨를 재판 경과 열람 시스템에 기록했다.

김 교사 측은 A씨를 특정해, A씨와 친구들의 보호자에게 음해성 협박 편지를 보냈다. “아버님께서는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충북여중 스쿨미투 기획, 연출, 선동의 총 책임자는 000아버님의 딸입니다. (...) 페미니스트 외부 단체를 끌어들이고,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트위터에 올려 우리 모교인 충북여중을 완전히 남자선생님들이 강제 추행하는 학교라는 것을 전국에 인식시킨 대단히 죄질이 나쁜 아이입니다” 등 허위 비방을 저질렀다. 김 교사의 가족과 동료 교사도 A씨를 협박하고 회유하려 했다. A씨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상황이었으나 결국 자퇴했다.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과 연대자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해 2차 가해를 유발한 검사와 법원에 징계를 요구하고, 2차 가해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세아 기자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과 연대자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해 2차 가해를 유발한 검사와 법원에 징계를 요구하고, 2차 가해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세아 기자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과 연대자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해 2차 가해를 유발한 검사와 법원에 징계를 요구하고, 2차 가해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세아 기자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과 연대자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해 2차 가해를 유발한 검사와 법원에 징계를 요구하고, 2차 가해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세아 기자

A씨와 지지모임은 “검찰과 법원이 피해자 보호의 기본인 가명 처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자를 극심한 2차 가해의 타겟이 되게 했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대리인인 조영신 변호사는 “피해자는 흔치 않은 성씨를 갖고 있어서 성씨만 공개해도 피해자를 특정하기 쉬웠다. 또 재판에서 판사가 공개적으로 피해자를 지목해, 가해자 가족이 곧바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퍼부었다”며 “이는 성폭력처벌법상 피해자의 신원과 비밀 누설 금지 의무를 저버린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A씨는 “관계기관의 도움 없이 재판을 진행했고,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상당한 정신적·실질적 피해를 겪었”으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나 2차 가해 재제는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날 지지모임 활동가가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서 “(해당 검사와 재판부는) 피해자인 제게 직접 이 사실을 전달한 적도, 사과한 적도 없다. 제가 재판에 꾸준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면 이유도 모른 채 지나갈 뻔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당 검사와 재판부에 징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김모 교사는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노모 교사는 벌금 300만원에 취업제한 3년을 선고받았다. 

지지모임은 “2차 가해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와 엄벌을 통해 더 이상 성폭력 피해자에 쏟아지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검찰과 법원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2차 가해를 저지른 교사를 엄정하게 수사·처벌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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