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터뷰서 “사회적 합의 충분치 않아”
정의당 “민주당 586이 해왔던 것과 똑같아” 비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자리한 모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여성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차별금지법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이 대표는 16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차별 부분도 폭넓게 다루자는 원칙론에 공감하지만, 입법 단계에 이르기에는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여러 차별에 대해 보수 진영도 확장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에선 동성애와 동성혼이 구분되는 사안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혼재돼 있듯, 보수 진영 내에서는 이 담론이, 기독교 관점이 있는 분도 있고 해서 혼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사회적 합의와 시기상조를 운운하며 입법요구를 회피하기 전에 국민의힘 차원의 절차와 공감대를 마련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해주시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젊은 당 대표로서 변화한 시대정신을 대변할 것이라 믿었는데 혹시나 했던 기대가 ‘역시나’라는 실망으로 바뀌었다”며 “이 대표가 말하는 공정이 ‘차별금지’라는 아주 상식적인 요구조차 담아내지 못한다면 그 공정은 빈껍데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장혜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차별금지법 앞에서 머뭇거리는 이준석 대표 모습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다”며 “지금껏 국민의힘이 차별금지법을 비롯해 특히나 성소수자들에게 보여왔던 낡은 편견에 맞서 소신을 관철했다가 혹시라도 지금의 높은 지지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이 차별받으면 안 되듯 동성애자도 양성애자도 트랜스젠더도 차별받으면 안 된다는 공정의 원칙을 지켜라”고 덧붙였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대표는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만큼은 586이 해왔던 것과 똑같이 말한다”며 “이 대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직설적 화법이 장점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비겁한 화법을 쓴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