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밝히는 수필, 그림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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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맞이는 가슴을 훈훈하게 적셔주는 따뜻한 책 한권으로. <사진·민원기 기자>▶

수필집 <콩깍지 사랑>

다운증후군 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경제 불황, 청년실업, 자살 신드롬 등 우울한 일들이 많았던 지난 해. 갑신년 새해는 따뜻한 책 한 권을 열며 새해맞이 첫걸음을 내디뎌보자.

지난 12월 발간된 수필집 <콩깍지 사랑>(소나무), <불 켜진 집은 따뜻하다>(열매출판사), 그림책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행복한 청소부>(풀빛), <가족이 있는 풍경>(뜰), <선물>(중앙M&B), <꽃 보다 아름다운 사람들>(두레), <아름다운 사람들, 나눔의 이야기>(컬쳐앤 컴퍼니), <당신이 웃으면 세상이 웃는다>(좋은책만들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로 삶의 소박한 행복을 말하는 신간들이다. 신년을 밝혀줄 따뜻한 책들을 일별해보았다.

소나무에서 나온 수필집 <콩깍지 사랑>은 환경 관련 글을 써온 추둘란씨가 2000년 다운증후군 아이를 낳고 키워오면서 겪은 절망과 희망을 담았다.

절망은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누워 '너무 다르게 흘러가는 삶과 그 속에서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희망은 “네살박이 민서가 절망이 아닌 축복을 안고 온 아이라는 걸 깨닫고, '세상에 숨어 있는 작은 은유들이 다가와 이전엔 받아본 적 없는 깊은 위로'를 건네주는 순간 추씨를 찾아온다. 팔, 다리의 길이가 짧아 몸의 균형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하더라도, 손가락과 발가락의 길이가 짧다고 하더라도 민서는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이다.

한마디로 '콩깍지 사랑'이 씌워버린 것. 홍성에서 남편과 함께 쌀, 마늘, 배추 등을 농사지으며 살고 있는 추씨가 민서의 성장과 시골에서의 소박한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행복한 청소부>는 지난 2000년 출간된 <행복한 청소부> <생각을 모으는 사람> <바다로 간 화가> 세 권을 엮은 그림책이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이 청소하는 곳이 유명한 작가와 음악가들의 거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청소부 아저씨, 거리에서 모아 온 생각들을 기역, 니은, 디귿 순으로 정리해 쉬게 한다는 기발한 이야기, 바다를 그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는 화가의 이야기까지. 가슴 한 편을 따뜻하게 적시는 그림이 함께 한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2탄인 <선물>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현재'라는 평범한 선물이 우리 일생을 좌우하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는 깨달음을 전한다.

두레에서 나온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은 <야생초 편지>의 저자 황대권씨의 유럽 인권 여행기다. 황씨는 국제사면위원회의 초청으로 13년 동안의 기나긴 옥살이를 한 황씨가 격려편지와 후원활동의 주인공들을 찾아 나선다. <불 켜진 집은 따뜻하다>와 <당신이 웃으면 세상이 웃는다>도 미소를 머금게 하는 책들. <불 켜진 집은 따뜻하다>는 시인 김옥림이 이혼한 뒤 갖게 된 삶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사람 숲에서도 사람이 그립다는 것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고독에 대해 말하지 말라. 그 외로움의 정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기 때문이다.”저자는 잔잔한 시들을 중간 중간 넣어 가족이란 무엇인지, 행복한 삶은 어때야 하는지 읽는 이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 간단한 말 한마디가 사람을 울리고 웃게 하며, 용기를 북돋워주고 깊은 좌절에 빠뜨리기도 한다는 사실. <당신이 웃으면 세상이 웃는다>의 저자는 '네가 웃으면 세상도 웃는다'라는 속담처럼 자기 자신부터 먼저 세상을 향해 웃음이 담긴 멋진 말 한 마디를 던져보라고 권한다. <아름다운 사람들, 나눔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재단의 기부자들과 간사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이 담긴 사진에세이 집이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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