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 공동성명 통해 성평등 강조
70개 항목 중 44~47번에 담겨
세계 소녀 4000만명 교육에
5년간 37만5000달러 배정
文 “성평등 중요” 성명 참여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 문재인 대통령,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두번째 줄 왼쪽부터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 세번째 줄 왼쪽부터 UN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 문재인 대통령,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두번째 줄 왼쪽부터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 세번째 줄 왼쪽부터 UN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뉴시스

제47회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주요 관심사는 코로나 19 대응과 기후 위기 그리고 성평등이었다. G7이 정상회의 마지막 날 채택한 공동성명(Communiqué·코뮈니케)에서 성평등은 ‘더 나은 세계 재건(B3W·Build Back Better World)’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제시됐다. 코뮈니케 전문 보기 https://www.g7uk.org/wp-content/uploads/2021/06/Carbis-Bay-G7-Summit-Communique-PDF-430KB-25-pages-3.pdf

G7 정상들은 11일부터 3일간 영국 서남부 해안 도시 콘월에서 제47회 G7 정상회의를 열었다. G7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이 구성하며 유럽연합(EU)도 참여한다. 한국은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초청국으로 참여했다. 한국이 G7 회의에 초청국으로 참여한 것은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13일 채택된 코뮈니케는 전체 70개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성평등 관련 항목은 44~47번에 걸쳐 담겼다. 구체적으로 코뮈니케에는 성평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불평등이 가속화됐으며 여성과 소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 언급된다. 소녀와 여성의 역량 강화가 사회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공동성명은 “성평등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정의로운 사회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가정에서의 불평등한 돌봄 책임, 유급 돌봄노동의 낮은 임금은 여성의 권한 부여, 사회·경제적 참여, 리더십을 제한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G7은 “성평등은 다른 특성과 교차한다. LGBQTI+(성소수자),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과 폭력, 차별 등 다른 특성과 교차한다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는 여성과 소녀들에게 미치는 파괴적이고 불균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젠더 기반 폭력, 성과 재생산 건강 및 권리, 교육 및 직업과 관련해 어렵게 얻은 성과를 후퇴시킬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녀 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재정적 약속이 담겼다. G7은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아직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4000만명의 소녀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개발도상국 학교에 50억달러를 기부하는 교육을 위한 파트너십(GPE‧Global Partnership for Education)에 최소 27억5000만달러(약 3조600억원)를 배정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기후변화 및 환경' 방안을 다룰 G7 확대회의 3세션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문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기후변화 및 환경' 방안을 다룰 G7 확대회의 3세션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문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뉴시스·여성신문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콘월에 모인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우리가 빈곤에서 벗어나 더 나은 재건을 이끌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교육, 특히 여학생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은 초청국 신분으로 코뮈니케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G7 회의에서 채택된 성명 중 ‘열린사회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 성명 역시 “성평등 및 여성의 역량 강화, 글로벌 회복에 있어 여성과 여아들의 인권의 완전한 향유, 장애에 대한 포용성 증진, 청년의 교육과 고용에 있어 동등한 기회를 우선순위로 둔다”는 내용이 포함돼 성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장은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은 “코뮈니케에 담긴 성평등 정책은 영국 정부가 설립한 성평등 자문위원회(GEAC‧Gender Equality Adviosry Council)를 통해 제안된 내용이 중심이 됐다”며 “보고서는 여성을 단순히 코로나19의 피해자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코로나19 극복의 중심에서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제안하며 코로나19 회복을 위한 정책들은 모든 여성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상회의에서 제안된 ‘더 나은 세계 재건(B3W)’에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7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 4월 21~23일에는 주요 7개국 여성회의(W7)가 진행됐다. W7은 G7의 공식 참여단체로 한국 대표로는 조영숙 양성평등대사(한국여성단체연합 국제센터장)가 참석했다.

조 대사는 “W7 회의에서 각국 시민사회 대표들이 내놓은 성평등 관련한 다양한 의제가 G7에 공동성명에 반영됐다”며 “이번 공동성명이 구호로만 그치지 않으려면 각국 정부는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충분히 제공하고 정책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을 모니터링하는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현재 여성정책의 가장 큰 문제로 ‘3D’를 꼽았다. 정책이 마련됐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희석(dilution)되고, 왜곡(distortion), 실종(disappearance)되면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대사는 “한국도 성평등과 여성의 권리 증진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서명에 문 대통령이 서명한 만큼 적극적으로 성평등 관련한 정책을 추진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젠더 관점 실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참여(meaningful participation)’와 합리적인 예산 배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