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예술적으로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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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고 건강을 찾는 '예술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우울증, 자폐증, 정서불안을 겪는 아동들뿐 아니라 자신과 타인을 알고 좀더 성숙해지기 위한 일반 성인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더불어 미술, 음악 등 장르별로 구별된 예술치료가 한국의 실정과 개인의 상황에 맞게 통합, 재편되고 있기도 하다. 예술치료센터 IT ART 연구소의 김현숙 소장(서울정보통신대학원 IT ART 경영학과 교수)을 만나 예술치료의 새로운 경향과 참여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예술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예술치료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예술치료란 다양한 예술활동을 통해 상담자의 불안정하고 병적인 심리상태와 문제증상을 감소시키는 심리치료 방법이다. 음악, 미술, 역할극, 인형극, 이야기, 독서, 놀이, 체조 등을 통해 심리적 문제점들을 자연스럽게 자극, 의식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아동심리 치료는 물론이거니와 정상적인 성인들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과 만나 문제와 그 원인을 찾아내 해결할 수 있다. 새로운 유형의 정신건강법이다. 최근 웰빙트랜드 등과 맞물려서 스스로 몸과 마음을 조율하려는 욕구가 높아져 많이 찾고 있다.”

- 예술치료는 언제부터 이루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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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플라톤의 시대부터 음악을 통해 환자를 치유했다는 기록이 있다. 1·2차 세계대전 이후 수많은 음악가들이 재향군인들을 위해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의 음악치료는 이미 5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한국에서 예술치료가 시작된 것은 약 10년 정도 됐다.”

- 예술치료의 신토불이를 말씀하시는데, 외국의 예술치료 기법은 우리나라의 것과 다른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한국의 예술치료는 외국 이론과 임상경험을 들여 와 적용하는 데 그쳤다. 나라마다 역사와 풍토, 기질, 전통이 다르다.

중국 아이들은 그림을 그릴 때 검고 굵은 선으로 테두리를 그리고 빨간 색을 많이 쓴다. 서구 이론에 의하면 분열증과 불안증으로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붉은 색을 좋아하는 중국 문화와 사회주의의 경험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도 독특한 문화적 특질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한국인의 정서와 환경, 사회문화적 배경을 반영해 우리 실정에 맞는 예술치료가 확립될 때다.”

- 예술치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예컨대 미술치료의 경우, 직접 그린 그림을 분석해서 스스로의 문제점과 원인을 짚어내도록 도와준다. 최근 어느 부부와 미술치료를 한 적이 있다. 특별한 문제가 있어 찾아온 사람들은 아니고 아이가 좀 산만하다며 상담소에 온 경우다. 우리는 기왕에 가족 상담도 받아볼 것을 권했다. 두 사람이 그린 그림은 참으로 달랐다. 아내는 가족을 그리는데, 자기는 구석에 아들과 남편을 한가운데에 그렸다. 남편은 아예 자기 모습은 그리지도 않았다. 집에는 아내와 아이들밖에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에게 불만을 갖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스스로 가정에서 소외감을 느낀다는 점에 서로 놀랐다. 그 지점에서 예술치료가 시작된다.”

- 예술치료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예술치료는 감기에 걸린 사람이 병원을 찾듯 자연스럽고 간단하게 받을 수 있다. 병원뿐만 아니라 사설 예술치료 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인터넷에서도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관심이 있는 사람은 예술치료사 교육을 직접 받을 수도 있다. 현재 서울정보통신대학원을 비롯한 여러 대학에 석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각 대학의 사회교육원이나 기타 교육기관을 통해서도 예술치료사가 될 수 있다. 내가 속한 IT ART 연구소(080-026-3355)에서도 예술치료사 초급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예술치료 자체의 효용가치는 물론 직업적인 전망도 밝다는 말인가?

“그렇다. 예술치료는 앞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 아이를 키우는 부모, 병원의 환자들, 성(性)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병원과 학교를 중심으로 현재 계속 확산되고 있다. 예술치료사는 전망이 있는 직종이다. 여성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간단한 교육을 마친 후에 병원이나 공공기관에서 실습이 가능하고 이것이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예정 기자shoo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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