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자극하는 '낭독'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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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방송에 출연한 정현종 시인과 진행자 송선미씨.▶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소리내어 책을 읽어본 경험이 있으리라. 소리내는 즐거움, 낭독이 주는 매력에 푹 빠져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프로그램에 주목을.

시각의 즐거움만 주었던 TV가 청각이라는 새로운 감각을 자극하는 도구로 탈바꿈한다.

11월 초부터 방영되고 있는 KBS 1TV (책임 프로듀서 길환영, 월∼목 오후 11시35분)의 '낭독의 발견'코너. 매주 수요일 다양한 문화계 인사들을 초대해 그가 감명 깊게 읽은 책과 시를 소개하는 자리다.

1회 방송에는 진행자 송선미씨가 기형도의 '빈집'을, 장석주 시인이 '소금'을 낭독했다. 2회분에는 정현종 시인과 가수 유열이 출연해 '그 섬에 가고 싶다', '소나기'등을 낭독했다. 박목월 시인의 아들 박동규 교수가 출연한 4회분에는 아버지의 시 '가정'을 박 교수가 낭독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자극적인 화면, 시각적인 흥미에만 익숙해 있던 시청자들도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시'라는 것은 국어교과서 속에만 들어 있는 골치 아픈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시 낭독을 들어보니 눈으로 보는 시는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김인철 bsh064)“우연히 박목월 시인의 '가정'이라는 시를 이제는 훌쩍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버린 아들의 목소리로 낭독하는 모습을 보았다. 머리가 하얀 그의 아들도, 다 커버린 나도 그 순간 아버지를 그리던 아이가 되어버렸다.”(김은희 lionqueen21) “'제비꽃', '소나기'의 낭독을 보고 들으면서 마음이 맑고 깨끗해지는 것을 느꼈다.”(갈매나무 springij) 시청자들은 모처럼 만들어진 눈과 마음을 맑게 해주는 시 낭독 프로그램을 반기는 눈치다.

이 프로그램의 홍경수 피디는 “낭독이란 소재를 다루는 만큼 소리와 비주얼을 함께 고민했다”며 “시와 낭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낭독할 수 있는 모든 텍스트를 방송에 등장시킬 것”이라 전했다. 특히 '낭독의 발견'은 슈퍼모델 출신 탤런트 송선미씨를 진행자로 내세워 주변에서 의외라는 반응을 듣고 있다. 홍 피디는 “송씨가 갖는 지적인 이미지와 젊은 배우답지 않은 성숙한 느낌이 프로그램과 잘 맞다는 생각에 섭외하게 됐다”며 “네 명의 진행자 중 제일 참신하다는 소릴 듣는다”고 전했다.

'낭독의 발견'을 포함하는 는 요일별로 나누어 클래식 음악(월요일), 미술(화요일), 책(수요일), 전통문화(목요일)를 골고루 소개한다. 아나운서 신윤주, 탤런트 김미숙, 송선미, 아나운서 오유경씨가 차례로 진행을 맡았다.

임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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