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의 주택, 이런 곳 어때요

장애 입주민이 설계부터 참여한 남양주 위스테이 별내

김미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부위원장이 8일 자택인 경기도 남양주 ‘위스테이 별내’ 아파트에서 인터폰 화면을 확인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이 직접 설계부터 참여했다. 인터폰 높이, 화장실 설계도 휠체어 이용자의 신체 조건에 맞췄다. ⓒ여성신문
김미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부위원장이 8일 자택인 경기도 남양주 ‘위스테이 별내’ 아파트에서 인터폰 화면을 확인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이 직접 설계부터 참여했다. 인터폰 높이, 화장실 설계도 휠체어 이용자의 신체 조건에 맞췄다. ⓒ여성신문

입주민이 설계부터 관리·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아파트가 있다.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경기도 남양주 ‘위스테이 별내’다. 2016년 국토교통부가 시범적으로 선보인 모델이다.

단지 전체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했고, 장애인 입주민 의견을 수렴해 3개 세대에 ‘무장애’ 설계를 적용했다. 휠체어 이용자들이 불편해하는 화장실과 드레스룸에 미닫이문을 달아 드나들기 쉽게 했다. 화장실 변기, 초인종, 인터폰 높이도 휠체어의 신체 조건에 맞췄다.

또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경계석이 없어서 휠체어, 유아차는 물론 누구든 발이 걸려 넘어질 우려가 없다. 체육시설, 도서관, 아동돌봄시설, 카페 등 모든 공동체 시설 출입구엔 문턱이 없다. 폭넓은 자동문을 설치하거나, 길이 1m 이상 긴 손잡이를 달아 키 작은 아이부터 휠체어 이용자까지 누구나 쉽게 문을 열 수 있게 했다.

전국 최초 노인전용단지 강남 세곡4단지 

서울시 강남구 세곡동 세곡4단지의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 내부 모습. 문턱을 없애고, 현관에 접이식 보조의자를 설치했다. 세면대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서울시
서울시 강남구 세곡동 세곡4단지의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 내부 모습. 문턱을 없애고, 현관에 접이식 보조의자를 설치했다. 세면대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서울시

서울시 강남구 세곡동에는 전국 최초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가 있다. 서울시가 2011년 7월 세곡1~5단지 중 4단지 8개동 407세대 전체를 66~94세 고령자 맞춤형 전용단지로 조성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보기 드문 ‘무장애’ 아파트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 휠체어나 보조기기 이용자도 편리하게 다닐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건물 출입구, 현관, 욕실, 방 문턱을 없앴다. 발이 걸려 넘어질 우려가 없고, 휠체어도 드나들기 쉽다. 현관과 욕실에는 접이식 보조의자를 설치했다. 싱크대와 세면대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누전사고를 막기 위해, 현관 카드키 센서를 이용해 외출하면 자동으로 전기제품 전원이 꺼지도록 했다. 전 세대 전용공간에는 동작이 없으면 관리사무소에 자동으로 통보되는 동작감시센서도 있다. 가까운 공원과 산책로는 턱이 없는 경사로와 외부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다.

편의시설에 의료·돌봄 서비스 연계 ‘지원주택’ 늘어난다

편의시설은 기본이고, 다양한 의료·돌봄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한 ‘지원주택’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지자체와 공공주택 공급기관이 기존 공공주택 유형에 일부 편의시설과 지원서비스를 결합한 ‘공공실버주택’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급식, 가사노동, 건강 모니터링 등 거주자의 필요와 선호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주택에서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주거 당사자의 선택권이 높다는 점에서 복지시설과 다르며, 일상적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제 재가복지와도 다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1980년대에 이미 도입됐다. 고령화 사회의 표본으로 언급되는 일본도 2011년 ‘서비스형 고령자 주택’을 도입해, 노인들의 안부와 건강 상태 확인 서비스, 생활 습관에 따른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2020년 ‘고령자 주거복지 강화를 위한 주거복지로드맵 2.0’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을 위해 안전손잡이, 높이조절 세면대 등 무장애 특화시설과 건강·여가시설을 갖춘 고령자 복지주택 1만호, △고령자에 맞게 리모델링한 전용 공공임대주택 7만호, 총합 8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초고령화 코앞...나이 드는 몸에 맞는 집이 없다 www.womennews.co.kr/news/212936

▶ 저출생 해법? 기저귀 갈 수 있는 남자화장실부터! www.womennews.co.kr/news/212751

▶ 100세 시대 코앞인데...한국 유니버설디자인은 이제 ‘걸음마’ www.womennews.co.kr/news/212930

▶ 현관부터 화장실까지 휠체어·노인에 맞춘 아파트 어때요 www.womennews.co.kr/news/212479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