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고위직 인건비 동결…취업제한 대상자 확대

재산등록 대상 전직원으로 확대…실수요 외 토지∙주택 보유시 승진 배제

"공공성∙투명성 갖춘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조직으로 거듭날 것"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임직원 땅투기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력의 20% 이상 감축 등 조직 개편에 착수한다.

7일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LH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비대해진 LH의 기능과 인력을 과감하게 슬림화하고 투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통제장치를 구축해 전관예우나 갑질 등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등의 방안이 담겼다.

우선 공공택지 입지조사 업무를 국토부로 회수한다.

신도시 등 신규택지의 계획 업무는 국토부가 직접 수행해 정보관리 수준을 높인다.

시설물성능인증 업무와 안전영향 평가 업무는 건설기술연구원으로, 정보화 사업 중 LH 기능 수행에 필수적인 사업이 아닌 것은 한국국토정보공사나 한국부동산원으로 이관한다.

정부간 협력사업(G2G)을 제외한 신규 해외투자 사업은 중단하고, 컨설팅 업무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로 넘긴다.

도시·지역개발, 경제자유구역사업, 새뜰마을사업 등은 지자체로 이관하고, 집단에너지 사업은 폐지한다.

리츠 사업 중 자산의 투자·운용 업무는 부동산 금융사업을 수행하는 민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H 인력은 1단계로 약 1000명 줄어든다.

정부는 또, 전체 인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지방 조직에 대한 정밀진단을 거쳐 1000명 이상을 추가로 감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1만명 수준인 LH 인력이 20% 이상 줄어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뉴시스

정부는 LH 경영관리 혁신에도 나선다.

향후 3년간 고위직 직원의 인건비를 동결하고, 경상비 10% 삭감, 업무추진비 15% 감축을 추진하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도 제한한다.

작년도 경영평가 시 평가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과거 비위행위에 대해서도 해당연도 평가결과를 수정해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할 예정이다.

또, 이중삼중의 내부 통제장치를 구축한다.

전관예우를 근절하기 위해 취업제한 대상자를 현재 임원 7명에서 이해충돌 여지가 큰 고위직 529명으로 대폭 늘린다.

퇴직자가 소속된 기업과는 퇴직일로부터 5년 이내에 수의계약을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설계공모나 공사입찰 등 각종 심사를 위한 위원회에서 LH 직원은 배제하고, 임대주택 매입 시 직원과 친척의 주택은 제외하기로 했다.

상시 감찰활동을 벌여 중대 갑질행위는 수사를 의뢰하며, 현장감독관의 권한을 축소해 공사현장에서 설계변경을 할 때는 현장감독관이 아닌 관련 부서로 직접 요청토록 할 예정이다.

LH 직원이 토지를 부당하게 취득할 수 없도록 재산등록 대상을 현행 임원 7명에서 전 직원으로 확대하고, 연 1회 부동산 거래조사를 시행한다.

모든 직원은 실사용 목적 외에는 토지 취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실수요 목적 외 주택이나 토지를 소유하면서 이를 처분하지 않는 직원은 고위직 승진에서 배제한다.

임직원이 보유한 토지현황을 신고하고 관리하기 위한 '임직원 보유토지 정보시스템'을 마련하고, 신도시 등 사업지구를 지정할 때 지구 내 토지소유자 정보와 임직원 보유토지 정보를 대조해 투기가 의심되면 수사를 의뢰한다.

LH 임직원의 위법하고 부당한 거래 행위와 투기 여부를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준법감시관 제도를 도입한다.

정부는 "LH 혁신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내규 개정 등 LH 조치사항은 과제별 이행계획을 작성해 관리하고 이행실적을 분기마다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LH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토지와 주택, 주거복지 부문을 중심으로 분리하는 세 가지 대안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검토안은 토지와 주택·주거복지를 별도 분리하는 1안, 주거복지 부문과 개발사업 부문인 토지·주택을 동일한 위계로 수평분리하는 2안, 2안과 같이 분리하되 주거복지 부문을 모회사로, 개발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두는 3안이다.

정부는 지주회사안인 3안을 제시했으나 여당이 더욱 명확하게 회사가 분리돼야 한다며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 개편방안은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과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 조속히 확정할 계획이다.

노형욱 장관은 "LH 조직에 견제와 균형 원리가 작동하고 공공성과 투명성이 강화되며, 주거복지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조직으로 거듭난다는 원칙 하에 추후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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