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 엄중 처벌해야”

국방부 청사 별관. ⓒ뉴시스·여성신문
국방부 청사 별관. ⓒ뉴시스·여성신문

여성단체가 공군에서 상사의 성폭력 이후 숨진 A 중사 사건 관련 철저한 조사를 통해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 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는 2일 성명서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조직 안에서 위력에 의한 성추행’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여협은 “한 사람의 삶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이번 성추행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정부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충남 서산 공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A중사는 지난 3월2일 선임인 B중사로부터 회식 자리에 불려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다음날 부대에 신고했다. A중사는 자발적으로 부대 전속을 요청하고 이틀 뒤 두 달여간 청원휴가를 갔다. A중사는 지난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속한 부대로 출근했지만, 22일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오전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의 피의자 장모 중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 구속여부를 결정한다. 검찰단은 보통군사법원으로부터 영장실질심사를 위한 구인영장도 발부받아 이날 오후 3시께 피의자의 신병도 확보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공군 女중사 자살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난 달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20전투비행단 소속 여중사가 선임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의 소중한 자식이자 국가를 수호하는 군인이 유사시 등을 맡겨야할 동료에게 성범죄를 당하고 세상을 등졌다. 바로잡을 기회는 많았지만 군은 피해자의 입막음을 택했다.

그 결과 꽃다운 나이에 국가를 수호하겠다며 군인이라는 직업을 택한 젊은 청년은 “나는 대한민국의 부사관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충성을 다하고 헌법과 법규를 준수하며 부여된 직책과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한다.”는 맹세도 지키지 못한 채 세상을 등졌다.

피해자가 군에서 당했던 일들과 마지막 순간을 영상으로 남기며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은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성추행은 가해 중사가 했지만, 피해자를 죽인 범인은 대한민국 군이라고 얘기한 한 정치인의 발언에 심히 공감할 따름이다.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군대 내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관련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는 원통한 현실에 우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500만 회원은 비탄스러울뿐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조직 안에서 위력에 의한 성추행’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성추행이란 피해를 당한 개인에게는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중요한 사건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60개 회원단체,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 전국 500만 회원은 한 사람의 삶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이번 성추행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이며, 정부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2021년 6월 2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 60개 회원단체 전국 500만 회원 일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허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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