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 정책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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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기태>▶

동아일보·경실련 선정 '정치 베스트'

서민 피부 와 닿는 실용정치 펼칠 터

콘서트 초청 등 색소폰 실력 '수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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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아키아장학기금마련 콘서트 “Back to the 70's”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심재철 의원.

여성신문 송년호에서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4회 연속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이 뽑은 최우수 국회의원상을 받은 심재철 의원과 부인인 권은정 문예당 대표를 지난 11일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먼저 축하드린다. NGO모니터단이 뽑은 최우수 국회의원상을 4년 연속 받았다. 그 외에도 경실련 및 동아일보에서 선정한 베스트 의원에도 선정되셨다고 들었다. 어떤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고 보나?

“(심) 의정활동을 하는 데에 일반 서민들의 입장에서 가장 편리하고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한다. 예를 들면 장애인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장애인 정책을 통합적으로 조율할 수 있게 한 것, 국가 예산을 쓸 때 정책기안자와 정책집행자의 이름을 밝히게 하자는 예산실명제, 그리고 공중화장실법 제정 등을 들 수 있겠다.”

-'공중화장실법' 같은 성인지적인 정책을 남성입장에서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

“(심)2001년 처음 발의했는데 저항이 꽤 있었다. 여성은 남성보다 소변보는 시간이 2.6배 길다는 것이 공신력있는 연구기관의 결과다. 그런데 똑같은 수의 변기를 만들어 놓으니 늘 여성화장실이 붐빈다. 고속도로 휴게실이나 영화관 같은데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래서 여성용 변기가 남성용 화장실의 소변기와 대변기를 합한 수보다 많아야한다는 것을 법으로 제안했고 올해 행정자치부의 심의를 통과했다. 2년 반이 걸린 셈이다. 국회 본회의 의결만 남았다.”

-여성단체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성인지예산정책 수립에 관한 의견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앞으로도 '공중화장실법'과 같은 성인지적 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안하실 것인가?

“(심) 물론이다. 특히 나는 보육문제에 관심을 크게 가지고 있다. 여성의 보육문제는 노동의 문제, 사회복지의 문제 등과 직결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경로당이라는 인프라를 보육과 연계짓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외에도 성인지적 정책에 대한 내 입장은 분명하다. 호주제 폐지 역시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최근 수백억대의 정치자금 문제로 서민들은 더 서럽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어떤 생각이신가? 국민들은 정치에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극단적인 말도 한다.

“(심)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에게 얼굴 들기가 부끄럽다. 부디 검찰이 엄중하게 수사해주기를 바라고, 정치권에서도 복기하는 심정으로 협조하기를 바란다. 정치 새내기에 속하는 초선의원으로 큰 교훈이라 생각한다. 국민들이 최소한 마음편하게 먹고살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모든 정치인들이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국가적인 문제로 얘기되는 청년실업의 문제도 결국은 경제회생의 문제가 아닌가?. 전체적인 경제회생 없이 청년실업은 해결되지 않는다. 청와대도 경제 회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위적으로 총선 승리를 위한 청와대의 행보는 문제적이라고 본다.”

- 여성단체 행사에서 자주 얼굴을 뵙는다. 지난 번 본지에서 하는 김장담그기 행사에도 오셨고, 특히 지난 10월 아키아연대가 주최한 콘서트 에서는 색소폰도 부셨는데, 어떻게 배우시게 되었나?

“(권) 93년에 심의원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몸을 좀 다쳤는데, 그 때 폐도 많이 상했다. 병원에서 풍선을 불면 좋다고 했는데, 그저 풍선만 불기에는 너무 단조롭던 참이었다. 97년 말에 한 식당에서 색소폰 연주를 들었는데 심의원이 관심을 크게 보였고 그 참에 풍선 대신 색소폰을 불기 시작했다. 안양에 있는 씨빅윈드 앙상블 밴드의 단원으로 정기연주회로 한다.”

-좀 다쳤다고 하셨는데, 권대표께서 쓰신 <질그릇 아내>라는 에세이집을 보면 온 몸의 장기를 다 기워야 하는 큰 사고라고 들었다.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힘든 시기였을텐데 어떻게 이겨내셨나?

“(심) 내 몸에는 많은 사람들의 피가 흐른다. 수술 당시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피가 필요했는데, 병원 부근에 있던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당시 직장이었던 MBC방송국의 선후배들을 비롯해 셀 수 없는 사람들이 마음을 나누어주었다. 물론 깨어나서 들은 일이지만. 어린 딸과 가족들의 간절함도 있었지만 이름도 다 챙기지 못한 그 분들에 대한 책무가 나를 일으켜세웠다.”

“(권) 올 6월에 세 아이를 데리고 세상을 등진 여성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나도 그 당시에 애 셋이면 과연 살아낼 수 있었을까? 그만큼 쉽지 않았다는 말이다. 당시에 힘들었던 것이 특히 장애로 남아 고통을 당하고 있으니 늘 현재 진행형 같았다. 그런데 심의원이 본인이 입원한 병원에 안구기증에 이어 시신기증을 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마음이 거짓말처럼 정리가 되었다. 심의원이 소생의 의미는 이런 것이었구나 생각했다.”

-권대표께서는 유명한 출판사를 경영하는 CEO이시다. 사업가로서 정치인 남편을 내조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가? 외조는 받는 편인가?

“(권) 외조하는 남편으로는 빵점이다.(웃음) 나의 경우 출판사를 하고 있는데 저자들의 98%가 여자들이다. 여성 필진과 일을 많이 했다는 말이다. 직원들도 여성이 80%인데 근속은 물론이고 일에 대한 열정이 정말 크다. 여성의 경제참여가 80%이상이 되어야 국민소득 2만불 시대가 가능하다고 한다. 여성정책적인 측면에서 남편과 많이 토론하는 편이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진정한 내조라고 생각한다.”

-부인의 입장에서 정치인으로 남편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먼저 정확함과 공정성이다. 직원들의 말을 빌리면 심의원이 “외부에 있을 때 서가 몇 번째 칸 어디에 무슨 서류가 있는데”라고 하면 정확하게 그 장소에 있다고 한다. 파일 하나까지 자신이 정리하고 챙긴다. 그리고 사안을 판단할 때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판단한다. 치우침이 없다. 그리고 심의원은 서민들의 마음을 온몸으로 느낄 줄 안다. 아마 본인이 힘든 일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가끔씩 심의원의 홈페이지에 가보는데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어떤 부부가 길을 가다가 부인이 급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져서 당황스러워하는데, 어떤 차가 멈추더니 병원까지 데려다 주더란다. 구토 등으로 차 시트가 엉망이 되기도 해서 너무 미안했는데, 나중에 들었더니 심의원 차더라 이런 사연을 자주 본다.”

-곧 새해가 시작된다. 신년 계획을 듣고 싶다.

“(심)일단 지역구 의원이고 총선이 있으니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후배들을 위한 멘토가 되고 싶다. 정치에 뜻이 있는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건강한 정치를 실현하는 데 그 에너지를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큰 장애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안다. 그런 사람들에게 힘들어도 견뎌내라고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모델이 되고 싶다.”

“(권) 출판인으로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책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의 아내는 또하나의 직업이다. 지역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민의를 심의원에게 전달하는 것에 더 신경을 쓸 것이다.”

박광수 기자

약력

심재철 의원

▲ '80년 서울의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 ▲MBC보도국기자 ▲88년 5공청문회 출두해 80년 학생운동 진술▲2000년 16대총선 당선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 장애인특별위원회 간사 ▲현재 한나라당 운영위원, 제3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권은정씨

▲서강대 영문과 졸업 ▲(주)문예당 대표이사 ▲여성전문인클럽 국제 존타 클럽 한국연합회 총무이사 ▲(사)아키아연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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