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발표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이준석,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발표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이준석,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최고의 순방, 최고의 회담이었다”고 자평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21 한미 정상회담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국격이 ‘뿜뿜’ 느껴졌다”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상 이상의 엄청난 성과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야당은 정상회담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비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온 국민이 희망을 걸고 있는 백신 확보는 기대만큼 성과를 전혀 거두지 못했다. 한국군 55만 명에 대한 백신 지원 이외엔 구체적 성과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위선’ ‘무능력’ 여당 이미지 변화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 무엇보다 한미 동맹의 복원이다. 문재인 정부는 4년 동안 ‘미․중 줄타기’ 노선을 펼쳤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한층 더 가까워지면서 한미 동맹의 복원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양국 정상이 공동 성명에서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해협, 남중국해, 쿼드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미국과 협력 체제를 이룩한 것도 큰 성과다. 미국의 백신 기술과 한국의 백신 생산 능력이 결합해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 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마디로 한국이 안보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대 중국 경제 전략에 동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데 동의한다”고 한 것이다. 또 “표현‧종교‧신념의 자유 보장을 위해 협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 인권을 금기어로 치부했던 문재인 정부로서는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바이든 정부 외교 정책의 핵심 가치가 동맹과 인권이라는 것을 크게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4월 5주(27일~29일)에 실시한 문재인 정부의 8개 정책 분야 4년 평가 결과, 외교 정책은 긍정 29%, 부정 52%였다.

여하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계기로 남은 임기 10개월 동안 문재인 정부는 외교 안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 한미 정상회담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지도는 소폭 하락했다. 리얼미터․YTN 조사(17~18, 20~21일)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4.9%로 전주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도 0.2%포인트 하락해 29.7%를 기록하면서 국민의힘(35.9%)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뒤졌다. 그 이유는 민주당 자체 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집권 세력의 이미지가 ‘위선’, ‘무능력’, ‘내로남불’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젠더 갈등 부추기는 ‘노이즈 마케팅’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민의 힘 당 대표 경선에서 ‘0선, 초선의 돌풍’이 일어나고 있다. 리얼미터․JTBC 조사(22~23일) 결과, 차기 국민의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36세, 0선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30.3%)이 4선 중진인 나경원 전 의원(18.4%)과의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리며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5선 주호영 의원(9.5%), 초선 김은혜 의원(4.1%), 초선 김웅 의원(3.1%) 순이었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실망, 그리고 쇄신·변화를 바라는 젊은 세대의 바람이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한 기대로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를 두고 “유쾌한 반란”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 대표 경선을 신․구 대결, 새로움(패기) 대 진부함(꼰대)의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는 것 같다. 이것은 착각이다. 이준석은 과연 새로운 인물인가? 2011년 ‘박근혜 키즈’로 정치에 입문했고, 그 이후 ‘유승민 키즈’로 성장하지 않았는가? 또한 최근엔 여성할당제 폐지 등 2030 남성 표심 몰이에 집중하면서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노이즈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지 않은가?

단지 젊다는 것을 무기로 한 세대교체가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은 이제부터 자질과 정치력, 도덕성을 철저하게 검증받아야 한다. 요동치는 한국 정치를 바라보며 “언제 우리 사회에 젠더 혁명의 유쾌한 반란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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