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혁의 북유럽 이야기] 코로나 위기가 만들어 낸 세 가지 양극화
[최연혁의 북유럽 이야기] 코로나 위기가 만들어 낸 세 가지 양극화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과 교수
  • 승인 2021.05.25 18:44
  • 수정 2021-05-26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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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2021년 재정상황을 분석한 새 보고서가 정부출연 기관인 재정정책연구소를 통해 출간되었다. 다음 주 국회재정위원회는 재정부장관을 출석시켜 이 보고서가 분석한 자료를 검토하고 정부의 재정건전성의 전망과 정부의 입장을 들어보는 절차를 통해 국민들에게 재정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가 경제적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확대재정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국가 총부채와 함께 공공부분 부채 상황, 개인과 기업의 빚이 얼마나 건전한지 분석한 자료로 정부포탈을 통해 보고서를 접할 수 있었다.

코로나 이후 재정상황 보고서

이 보고서는 스웨덴이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봄 이후 스웨덴 국민총생산이 2.8% 감소했지만, 전체 유로국가 평균 6.8%에 비해 월등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공공 저축부분은 2020년 3.1% 감소했고, 2021년 4.5% 감소해 1990년대 이래 가장 높은 공공저축 감소율을 보여 정부의 재정상황은 매우 빈곤한 상태로 진단한다. 하지만 9월까지 18세 이상 성인 백신접종을 완료하면 경제회복과 재정상황은 빠르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재정보고서는 스웨덴의 코로나대책과 재정확대 정책의 상세한 내용을 보여준다. 스웨덴의 코로나대책은 기업지원, 무급휴직자 지원, 실업자 지원, 지방자치체지원, 광역병원지원 등을 통해 시장이 큰 충격 없이 작동될 수 있도록 재정지원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학지원 확대를 통해 실업과 구조조정 대상자들이 다시 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아 주거나 직업훈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훈련비 지급 등의 간접지원 정책을 택했다. 현금지원과 같은 개인의 직접 구제보다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국영직업소개소와 직업학교, 대학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항공사, 여행사 및 요식산업, 서비스 산업 등에서 솟아져 나온 무급휴가자들의 지원금 확대를 통해 이들이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유통 등의 분야에 일시적 재배치 등의 개인 코칭과 매칭 등을 적극 활용했다.

실업급여 대상기준인 최근 취직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대폭 낮춰 실업기금이 확대되었고, 병가지원대상자의 기준완화와 지원 확대를 통해 재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다시 시장에 복귀할 수 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였다. 지방과 지역의 지원을 통해 공공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의사, 간호사, 복지사 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해 과로로 인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재정을 집중시켰다.

이렇게 코로나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폭발적으로 확대된 재정지출의 상한선은 대폭 늘었고 총국가부채는 국민총생산의 25%까지 올랐다. 1년 전 20%였던 것에 비하면 얼마나 빨리 부채가 증가했는지 알 수 있다. 재정지출 상한선은 2023년이 되어서야 다시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앞으로 2년간 재정적자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미중간 무역전쟁과 중동지역의 불안, 불균형적 백신수급 등이 초래할 전 세계시장의 위축과 수출시장의 축소는 개인부채와 회사부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내 놓고 있다.

중산층 실종 최하위 이탈 가속

코로나 이후 가장 큰 문제로 스웨덴 사회의 양극화가 대두된다. 지난 3월 출간된 스웨덴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한 연구보고서는 스웨덴의 양극화는 코로나로 인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치를 내 놓고 있다. SNS 민주주의 위원회가 학자들에게 의뢰해 출판된 이 보고서에서 진단하고 있는 양극화는 3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가운데가 공동화 되는 양극화, 즉 중산층이 사라지고 최상위층과 최하위층간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현상의 양극화, 두 번째로 상위권부터 중위권까지는 큰 변화가 없지만 최하위권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최하위 이탈의 가속화가 이루어지는 양극화, 마지막 세 번째로 사회 각 소속 그룹간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소속 간 양극화를 든다. 이 소속 간 양극화는 예를 들어 50대 이상 세대 중 고학력자와 전문가 집단보다는 저학력자와 비정규직 집단의 시장이탈로 인한 양극화의 진행을 심각한 문제로 진단하고 있다. 20대 청년 실업자도 양극화의 한 쪽 끝에 분류된다. 이 세 가지 양극화의 심각성은 각각의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면 적절한 처방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있다.

첫 번째 양극화의 문제에 대한 접근법은 중산층을 두껍게 하기 위해 좋은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많이 창출되어야 한다. 정부가 제공하는 임시직이 아닌 기업이 고용을 통해 만들어내는 양질의 일자리가 진짜 해결책이다. 두 번째 양극화 문제의 처방은 현금지원 등의 일시적 지원이 아닌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 건강지원, 코칭 등을 통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방법이고, 세 번째 양극화의 문제는 다양한 약자층의 니즈(요구)에 맞는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 양극화의 확대는 전 세계 공동의 문제다. 하지만 양극화에 대한 원인은 각각 다르고 처방 또한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데 그 심각성이 크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 ⓒ박선이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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