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한의원장, 건강교육가, 다이어트자습서 〈살에게 말을 걸어봐〉 저자 www.yakchobat.com 02-719-4231

우리 집안 모계혈통은'젖소부인'과다. 할머니는 여름이면 젖 밑이 접히면서 땀띠가 노상나서 젖을 들추고 가루분을 바르고 부채질을 하시면서 “이거 누가 안 떼 가나. 아이구 더워” 힘들어하셨다. 엄마는 물론 딸들도 한 핏줄이니 나도 어깨는 좁은데 유난히 가슴이 커서 여학교 때 남들이 가슴만 쳐다보는 것 같고 무지 창피해서 어깨를 움츠리고 다녔다. 내 구부정한 어깨와 자라목은 그때 만들어진 체형이다.

그러고 보니 참 억울하고 한 많은 세월을 보냈다. 그래서 유방에 관한 환자를 만날 때면 특히 남 같지 않다.

유방치료를 받은 환자 이야기

바쁘게 달려온 것처럼 얼굴이 불그레해서 진료실에 들어선 은영 씨.“선생님 저는 가슴이 붓고 속에서 뜨끔거리고 결려요. 가슴 복판에 뭔가 있는 것 같고 체한 덩어리가 오르락내리락거리는 것 같은데 검사해보면 아무 것도 없대요. 어깨도 딴딴하게 뭉쳐서 어찌나 결리는지 앉아 있을 수도 없고 손발도 덜덜 떨릴 때가 있어요.”

아예 내 손을 자기 가슴 쪽으로 끌어다 여기저기 아픈 곳을 짚어댄다. 내가 꼼꼼히 받아 적자 은영 씨의 차트는 금세 도화지처럼 가득 메워졌다. “내과도 여러 차례 다니고 안 해본 검사가 없어요. 유방암, 갑상선, 폐, 엑스레이 몽땅 다 찍었는데 이상이 없대요.”

체격에 비해 가슴이 유난히 발달한 환자들은 거의 상열 체질이다. 상대적으로 배는 하랭체질이 많다. 은영씨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러한 소위 유방통은 체질과 잘못된 섭식 스트레스에서 오는 간열울체가 주원인이라서 청간해울탕(淸肝解鬱湯) 시스템으로 다스렸다. 유방의 둥근 외곽을 따라 밖에서 안쪽으로 뺑 돌아 비스듬히 침을 꽂고 심화를 풀어 주는 '심화왕 약침'도 맞았다. 반대로 배의 냉적은 침으로 풀어가며 적외선 찜질과 핫팩을 했다.

1주일 만에 가슴 찌르는 것이 덜해지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사라지고 2주 만에 폭식을 하던 밥맛이 없어졌다. 설사도 줄어서 배가 편해졌다. 2달 지나자 가슴통과 얼굴 붓기도 사라졌다. 석 달째에 바지를 사러 가니 두 주먹이 들어가서 어찌나 좋은지 바로 입고 왔다며 묻지도 않은 고백을 한다.

가슴이 너무 클 때는 이렇게

“사실은요. 작년에 살 뺀다고 한방병원 다니면서 기다란 침 두 달 맞는데 한 100만원 들었는데 1센티밖에 안 빠졌어요. 근데 지금은 6, 7센티 줄어 너무 가벼워요. 이렇게 나가면 많이 빠지겠지요?

“우리가 언제 살 얘기한 적 있어요? 생각지도 않게 덤으로 살이 빠지니까 이제 슬슬 욕심이 나나 봐. 초심으로 지금처럼만 삽시다.”

상열이 많이 나게 만드는 고추, 매운 음식, 설탕이 해롭다. 특히 수입고기와 수입 유제품은 먹어서는 안 된다. 소공장 같은 사육방식으로 임신을 유도하고 계속 젖이 나오게 호르몬을 먹여 나온 우유 치즈 제품은 이런 체질이 마시면 바로 유선을 과잉으로 발달시켜 가슴이 빵빵해진다. 여자어린이들도 조심시킬 일이다. 보리, 미나리, 도라지, 더덕, 다시마 등 서늘한 식품으로 '위경락'의 열을 식혀준다.

가슴이 너무 작을 때는 이렇게

가슴이 작은 여성도 '위경락'을 북돋아주고 따뜻한 밥을 열심히 먹어야 한다, 우유도 많이 먹고 열나는 음식을 주로 먹으면 커질 수 있다. 팔목에 모래주머니 500그램짜리 차고 만세 부르기 운동을 하면 가슴근육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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