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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 세 나라의 세 여배우가 체홉의 <세 자매>를 공연했다. 공연그룹 은빛창고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세 자매-크로스 아시아 버전>을 무대에 올렸다. 연출가 홍은지 씨는 “저마다 다른 욕망을 가진 사람들은 일상에서도 소통하기 힘들다. '자매'라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이들은 마치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아시아라는 가까운 지역에서 함께 살아나가면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너무 먼 곳만 바라보고 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한국, 일본, 홍콩 배우들의 참여를 통해 단절되어가는 관계의 흐름을 세밀하게 그려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가 역에 일본 극단 'A-N'의 공동대표 겸 배우인 니시야마 미즈키가, 마샤 역에 홍콩 극단 'Theatre du Pif'의 공동 예술감독 겸 배우인 보니 챈이, 이리나 역과 나타샤 역은 극단 백수광부의 정진희와 김경희가 각각 연기했다. 또한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의 기타리스트이자 시인, 대중음악평론가인 성기완이 음악 작업을 함께 했다. 30년대 재즈의 나른함과 더불어 극 후반부에서 울려 퍼지는 김추자의 <안개>는 세 자매의 암울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이 작품은 서울프린지네트워크가 주관하는 '넥스트 웨이브 2003-아시아 신세기 연극열전'의 개막작이다.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은 새로운 무대언어를 모색하는 중국, 싱가포르, 한국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자리로 21일까지 문화일보홀에서 열린다. <세 자매-크로스 아시아 버전>은 내년 2월 홍콩프린지클럽에 초청돼 공연할 예정이다.

문의 www.nextwavefestival.co.kr, 02-325-8150

노현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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