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음료' 세계 입맛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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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호 대표이사는 기업인으로서 철학과 비전이 뚜렷한 아시아차세대리더다. <사진·민원기 기자>

분석·기획력 탁월 CEO 30대 신화

亞 시장성 무궁…중국 등 공략 가속

숭늉 같은 '하늘보리' 후속타 예감

성공한 기업가에겐 특별한 요건이 있다. '획기적인 트렌드 기획력''철저한 시장 분석력''미래에 대한 비전''남다른 경영철학'등이 그것.

대표적인 인물이 웅진식품(주)의 조운호(사진·41) 대표이사다. 변변찮은 학벌에 30대 사장자리에 오르기까지 그가 보여준 자신감과 행보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충분했다.

조 대표는 탄산음료에 찌든 국내 음료 소비시장을 분석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우리 음료 '아침햇살''초록매실''가을대추'등을 자신이 직접 이름까지 지어 출시할 만큼 시장 분석력과 기획력이 뛰어나다. 게다가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자사 광고에 출연하는 등 과감성도 지녔다. 또한 조 대표는 최근 아시아 한·중·일 기업의 발전방향과 전략을 모색하는 아시아비전위원회(AVC)를 구성, 첫번째 사업으로 매실을 세계적 브랜드로 집중 육성하는 산·농 경제공동체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미래에 대한 비전과 경영 철학이 뚜렷한 기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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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가 경쟁사”라며 다음 행보로 “세계 최강의 음료사업을 펼치겠노라” 장담하는 웅진식품의 조운호 대표를 본지 김효선 대표가 만나봤다.

- 최근 활발히 활동중인 아시아비전위원회를 결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앞으로는 자본주의 경제논리에 의해 개방되지 않은 시장은 더욱 빨리 개방화될 전망이다. 기업의 존재가치는 시장이 있어야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이제 그 시장은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에 집중될 것이다. 한편 아시아는 서구 중심적으로 진행된 산업화의 영향으로 서구 문화가 유입돼 왔다. 중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 음료시장을 봐도 아시아는 시장 발전가능성이 아주 크다. 우리는 아시아 문화를 지키면서 경쟁력 있는 음료를 생산한다는 전략으로 아시아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 그렇다면 웅진의 세계화 전략은 무엇인가.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음료의 역사는 '용기'의 역사다. 담을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면 음료는 상품가치뿐 아니라 시장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용기로 인해 음료는 유통과 세계 각국으로 수출이 가능해졌고 언제 어느 때나 편리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이런 용기에 우리가 평상시 즐기는 음료를 담아야 하지 않겠나. 200년 전부터 우리는 숭늉, 매실, 생강차 등을 마셨다. 서양에서 유입된 브랜드나 로열티로 승부하는 회사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아시아와 세계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투자와 연구를 통해 우리의 개성을 살리고 아시아인의 입에 맞는 음료를 개발해야 한다.”

- '아침햇살''초록매실''가을대추'등 최고 히트상품을 기획했는데, 평소 어떤 자세로 기획에 임하는가.

“기업은 제품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존재한다. 영어로 좋은 것을 'good', 여기에 '-s'를 붙인 것이 '상품'이다. 기업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즉 기업은 소비자의 잠재된 욕구를 채워줘야 한다는 것. 보통 벤처기업인들이 유통조직이나 마케팅을 몰라 기업을 이끌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기업의 가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출발한다. '진짜 좋은 제품은 길바닥에 놓고도 팔린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 자신이 기획한 여러 상품 중에서 가장 공을 들인 제품은 어떤 건가.

“똑같은 공을 들인 자식 같은데 '초록매실'은 첫해 매출액 1천억을 달성했고 '아침햇살'은 첫해 400억을 기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하늘보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어느 날 이어령 교수가 우리의 먹거리며 에너지원인 쌀과 보리로 음료를 만들었다는데 놀라움을 표했다. 특히 쌀은 한자로 '米'. 8(八)8번의 정성스런 손길이 거친 곡식이란 뜻으로 '精''氣'등 우리의 육체와 정신을 채우는 중요하다는 것. 우리가 다른 민족과 달리 눌러서 태우는 형식으로 밥을 짓는 것은 후식으로 마실 숭늉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다른 민족이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기 위해 카페인과 산도(pH)가 높은 차를 마시는데, 우리는 소화를 촉진시키고 중화작용을 해서 위를 편하게 하는 숭늉을 마신다. 보리차가 이런 숭늉의 기능을 대신해 어린아이의 배탈을 낫게도 하는데, 몸에 좋은 보리차가 곧 대중화 될 거라 믿는다.”

- 웅진식품의 연구소는 90% 이상이 여성인 걸로 안다. 여성인력활용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실력 있는 사람부터 차별 없이 채용하다 보니 여성들이 많았다. 음료의 맛을 내고 식품공학을 다루는 연구소 일 대부분이 여성이 담당하고 있으며 잘하고 있다. 또한 우리 제품이 쌀이나 매실 등 천연 재료로 한 건강 식품으로 모든 계층에서 구매력이 좋지만 특히 건강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구매력이 높다. 여성을 메인 타깃으로 놓고 볼 때 여성을 모르면 시장분석이 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리더로서 가장 큰 덕목은 뭐라고 생각하나.

“세계관이다. 세계관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 사고와 행동의 범위가 달라진다. 세계관의 중심이 자기냐, 가정이냐, 직장이냐에 따라 행동의 품이 다르다. 단순히 자기 회사, 자기 기업의 이익에만 국한하는 기업인과 세계인류를 목표에 두는 기업인에게는 차이가 있다. 사회를 중심에 놓고 우리는 한 단계 더 높은 세계관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지도자는 이러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흐름을 읽을 줄 아는 통찰력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실천력을 갖춰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 봄 광양시 섬진강 일대에서 매실 관련한 학술대회 및 매화축제를 열 계획이다. 매실은 한·중·일 3개국에서만 재배되는 유일한 작물이며 문화상품이다. 매화를 소재로 한 서예, 그림 등 예술작품도 전시하고 패션쇼, 퍼포먼스 등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를 마련해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 각오다. 국가간 개성과 특성을 살려 공존하는 것, 바로 '얼쑤이즘(earthism, 흥겨움을 나타내는 추임새와 지구, 그리고 이념을 합한 말)'을 지향한다.”

감현주 기자soon@womennews.co.kr

조운호 대표이사 약력

▲1962년 해남출생 ▲1981년 부산상고 졸업 ▲1988년 부산산업대학교(현, 경성대학교) 졸업 ▲1981년 제일은행 입사 ▲1990년 웅진그룹 기획조정실 입사 ▲1995년 웅진식품 기획실장 ▲1999년 웅진식품 대표이사 ▲2002년 세계경제포럼 선정 아시아 차세대 리더 ▲2003년 아시아비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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