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에코맘 코리아 대표 ⓒ홍수형 기자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 ⓒ홍수형 기자

‘대한민국에 환경의 가치를 심다’라는 비전 아래 2009년 지구의 날에 출범한 비영리 민간단체 '에코맘코리아'. 6만8000여명의 회원과 함께 '지속가능발전'을 이끌 에코리더를 키우고, 우리 생활 습관을 에코라이프 문화로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공식 파트너로 'UN청소년환경총회', '글로벌에코리더', '빌려쓰는 지구스쿨', '생물다양성 청소년리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환경교육에 힘쓰고 있다. 연간 약 3만명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18만7000여 명이 함께했다.

또, 부설 환경건강연구소를 통해 어린이 활동공간에 대한 컨설팅과 교육∙홍보, 미세먼지∙화학물질 등에 관한 국민제안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성신문은 지난 6일 여성신문사 회의실에서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를 만나 환경과 교육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환경문제' 논의하던 자리마저 '비환경적'

"2007년 유엔기후변화회의 참석이 계기가 됐다. 전 세계에서 모인 환경 분야 관계자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정작 행사장에는 일회용품이 가득하고, 에어컨도 너무 강하게 틀었다. 우리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TV나 신문 등에서 환경 오염과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제기는 많이 이뤄져 국민 대부분은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 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의 행동은 비환경적인 부분이 많았다. '왜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를까'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겼다. 결국, 환경 문제는 지식으로 아는 것은 별 소용이 없고, 실천을 해야 하는 것. 머리로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마음'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한 결과, 그것은 '교육'임을 깨달았다. 특히 청소년기에 이뤄지는 교육은 마음을 움직이고 가치관을 형성해 꾸준히 행동하게 한다. 사람을 통해 숨쉬기 좋은 세상,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갈 사람을 키우는 일을 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교육을 생각했고, 공기∙산∙강이 아닌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목표로 에코맘코리아를 설립하게 됐다."

 

'교육' 통해 사람의 마음 움직이고 행동하게 할 수 있어

"에코맘코리아는 올해 지구의 날에 12살이 된다. 우리 첫 프로그램은 1년 과정의 환경교육으로 에코리더를 양성하는 '글로벌 에코 리더'였다. 처음 시작할 때 주변에서는 우려가 많았다. 'NGO가 학교냐', '한명이라도 많은 사람을 양성해야지', '국영수도 아닌데 누가 환경을 1년씩이나 하겠냐' 등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 주셨다. 그러나 '한번만 교육받은 1000명은 0명과 같다. 제대로 교육받은 1명이 1000명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아이들은 1년동안 물건이 생산되고 폐기될 때까지의 전 주기에 대한 교육을 받고 직접 농작물도 길러보고, 친환경 물건을 친구들과 함께 개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과 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에코리더'로 성장한다. 이렇게 교육받은 아이들이 결국 가족과 친구들 등 주변을 변화시키는 '능력자'가 된다. 그렇게 1년 내내 교육시켰고, 지금 그게 11년이 됐다."

"첫 교육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이 이제 글로벌 에코 리더를 이끄는 대학생 멘토단으로 참여하고 있다. 고등학생∙대학생 때 교육이나 봉사자로 함께 했던 친구들이 에코맘코리아 인턴을 거쳐 작년과 올해 직원으로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전교 꼴찌에 게임중독이었던 아이는 'UN청소년환경총회'에 참여하며 꿈이 생겼고, 지금은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군복을 입고 첫 휴가에 찾아와 '저는 에코맘을 만나서 생명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했던 친구도 있었다. 아이들의 이런 변화를 보면 정말 행복하다."

 

하지원 에코맘 코리아 대표 ⓒ홍수형 기자
하지원 에코맘 코리아 대표 ⓒ홍수형 기자

 

'환경교육' 정부가 제대로 챙겨야

"얼마 전 대통령은 '2050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선포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온실가스배출량(이산화탄소가 80%차지)은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 심지어 그 증가속도는 세계 1등이다. 미세먼지, 쓰레기, 플라스틱 등 환경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 우리는 제대로 환경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고 단어만 알 뿐이다. 감자국을 안다고 감자국을 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가 원하는 세상, 숨쉬기 좋은 세상, 온실가스 배출 안하는 세상을 원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 "

"한국의 시스템은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대책으로 '교육'을 만든다. 사고가 많아지자 안전교육을 하고, 성폭력 많아지자 성인지교육을 하고, 자살이 늘자 자살예방교육을 한다. 최근 많은 것이 디지털화 되고 음식주문도 비대면으로하는 시대가 되자 어르신들은 '이젠 햄버거도 못 사 먹겠다'는 걱정을 하신다. 그래서 온 국민을 위한 정보화교육을 시작했다. 올해 처음 잡힌 온국민 정보화교육예산이 약 1000억이다. 그러나 환경교육 예산은 고작 120억원, 이는 환경부 전체 예산(약10조)의 약 0.1% 에 불과하다."

"환경교육은 햄버거를 못 사먹는 일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니 백배, 천배 많아도 부족하다. 아무리 시스템이 좋아도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없다. 에너지효율이 높은 가전제품개발에 엄청난 연구비를 들였지만 전기소비량이 줄기는커녕 계속 늘고 있고, 그 증가속도는 세계 1위다. 전기요금이 싸지니 더 큰 걸사고, 더 많이 사기 때문이다. 세상은 사람이 바꾸고, 사람은 교육이 바꾼다. 지속가능한 세상, 탄소중립 세상을 원한다면 그 세상을 살아갈 환경교육을 정부가 제대로 챙겨야 한다."      

하지원 (사)에코맘코리아 대표 ▲지구환경학박사 ▲유럽연합(EU) 기후행동 친선대사 ▲총리실 미세먼지특위 위원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전문위원 ▲수원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지속가능경영정책 특임교수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前) ▲국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前) ▲UN청소년환경총회 공동조직위원장·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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