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만원 미만 소득…평균 90만원 지출

생존에 필요한 소비 비중 다른 소득 계층보다 높아

4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4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월 100만원 미만을 버는 소득 최하위 가구는 평균 90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소비는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지만, 저소득층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료품·비주류음료의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한 탓에 최하위 저소득층의 씀씀이는 오히려 늘었다.

10일 통계청의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이는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그러나 전체 가구 중 9.43%를 차지하는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인 최하위 가구는 유일하게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이들의 지출은 90만원으로, 벌어들이는 돈 대부분을 소비하는 셈이다.

식료품·비주류음료 등 생존에 필요한 소비 비중이 다른 소득 계층보다 높기 때문이다.

전체 소비의 23.4%를 차지하는 식료품·비주류음료에 쓴 돈은 21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17.1%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17만9000원) 지출 비중도 전체의 19.9%에 달했다.

전체 소비의 43.3%를 먹고 자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전체 가구의 14.53%를 차지하는 월 소득 100만~200만원인 차하위 가구는 지난해 평균 126만4000원을 썼다.

전년보다는 1.8%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들의 지출 중 20.7%는 식료품·비주류음료(26만1000원)에 할애했다.

전체 소비의 19.6%를 차지하는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전년보다 4.3% 늘어난 24만8000원이었다.

소득 구간별로 보면 다섯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은 월 소득이 200만원 미만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 하위 계층이 차지하는 식료품·비주류음료 비중이 큰 편인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 등이 줄면서 전년보다 소비가 늘었다"면서 "지난해 저물가였지만 식료품·비주류음료 가격이 4.4% 상승한 영향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전체 가구의 16.71%를 차지하는 월 700만원 이상 버는 가구는 교통이 65만9000원으로 전체 소비의 15.2%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 정책 등으로 자동차 구매에 사용한 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는 57만원으로 전년보다 18.3% 늘었다.

하지만 전체 소비 중 차지하는 비중은 13.1%에 그치는 등 최하위 계층과 차이가 두드러졌다.

소비 양극화는 5분위별 소비행태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소득 하위 20%(1분위)는 월평균 105만8000원 소비했다.

전년보다 3.3% 늘어난 금액이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는 전년보다 0.3% 적은 월 421만원을 소비했다.

한편, 1분위는 평균 가구원 수가 1.44명이었으며 가구주 연령은 62.3세였다.

5분위는 가구원 수가 3.35명이었으며 가구주 연령은 50.2세였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