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돈도 사상 최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전광판의 코스피가 3223.22를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주식투자 열풍으로 지난해 가계가 주식 투자 등으로 운용한 돈이 76조로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돈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 '2020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여윳돈을 나타내는 순자금운용액은 83조5000억원으로 전년(64조2000억원)보다 19조3000억원(30%) 늘었다.

순자금운용 규모가 늘었다는건 예금이나 보험, 주식, 펀드 투자 등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액)이 차입금 등 빌린 돈(자금조달액)보다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조달액이 운용액보다 많으면 순자금조달액으로 기록된다.

가계는 주식투자 등으로 자금을 굴렸다.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192조1000억원으로 전년(92조2000억원)보다 두배 넘게(108.4%) 급증했다.

자금 운용 부문을 나눠보면 비거주자 발행주식을 제외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규모가 56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의 비거주자 발행 주식(해외주식) 투자 운용액도 19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해외주식 투자 규모까지 포함하면 결국 지난해 가계의 국내외 주식운용 규모는 76조에 달했다.

가계의 주식자금 운용 규모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9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가계의 자금 조달 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자금조달 규모는 173조5000억원으로 전년(89조2000억원)의 2배에 가까운 84조3000억원(94.5%) 증가했다.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171조7000억원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으로 이 역시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가계는 사상 최대 규모의 돈을 금융권에서 빌려 주식 등에 투자를 했다.

내 집 마련과 주식 투자 등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과 주식투자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자금조달액 중 일부가 주식 투자자금, 부동산 등으로 흘러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 금융자산 비중을 살펴보면 예금은 41.1%로 전년보다 1.5%포인트 감소하고, 채권도 3.4%로 0.2%포인트 줄어든 반면 주식 및 투자펀드는 21.8%로 3.7%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2488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86조원 늘었다.

가계의 금융자산/금융부채 배율은 2.21배로 2017년 2분기(2.19배) 이후 가장 높았다.

가계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 등을 포함한 국내 순금융자산은 3474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55조4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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