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연출가

내가 지금 몰고 다니는 차는 스포티지다. 93년 8월에 차 광고를 신문에서 보는 순간, 이 차는 바로 나를 위해 만든 차라고 생각했다. 마침 차를 바꿔야 할 때라서 얼른 한 대를 구입했다. 맘에 들었다. 괜히, 이 차가 꽤 튼튼할 거라고 예감했다. 그래서 10년을 타겠다고 나 자신과 약속했다.

10년이라는 나와의 약속 기간을 채우고 났을 때, 새 차를 살 생각 대신 10년을 더 탈 수는 없을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좀 실하지 못한 부분을 보완 및 수리하면서 돈을 꽤 투자했다. 우선 속력이 떨어지는 노쇠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이십여 만원을 들여 무언가를 교체했다. 물새는 현상을 없애기 위해 또 이십여 만원을 썼다. 한번은 시동이 안 걸려 견인도 했다. 10년을 넘기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문제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 차의 최대수명은 10년이로구나 생각을 하니 화가 났다. 중요한 것은 이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즉 차를 새로 사야 하는가? 솔직히, 이제 내가 차를 몰면 앞으로 얼마나 더 몰까 하는 생각을 하니 낭비 같았다. 차 값에, 세금에, 보험료에, 연료비에, 감가상각비에, 그리고 수리비 등등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따지다가, 그렇다! 택시를 타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년에 손수 운전을 않고 기사가 모는 차를 점잖게 타고 다니는 편이 훨씬 낫지 않은가? 거기다, 봐라! 빈 택시들이 이렇게 많지 않은가?

그러나 추운 겨울날 밤 택시를 잡지 못해 이리 뛰고 저리 뛰던 악몽 같던 시절이 떠올랐다. 낮에도 택시 한 대 잡으려고 전쟁을 치르던 일도 떠올랐다. 그 고생을 하느니 아무 차라도 한 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고 그 때부터 나는 고민에 빠졌다.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러다 지난 일요일 밤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가 '100인 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보았다. 두 명의 국회의원이 너무나 뻔하고 당연한 문제를 갖고 서로 싸우고 있었다. 순간, 차라리 내 문제를 토론 주제로 삼지 싶었다.

'100인 토론, 김우옥 차, 사? 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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