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여성가수들이 공연 도중 부인 가슴이나 팬티에도 집착하던 스포츠지들은 여성연예인들이 누드집을 내자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누드집을 낸 함소원, 이지현, 이주현의 누드에 대한 스포츠지의 반응을 살펴보자.

지난 1년 동안 5대 스포츠지에 각각 세 여성의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는 대략 280여건에 달한다.

(<일간스포츠> 80, <스포츠투데이> 60, <스포츠서울> 47, <굿데이> 43, <스포츠 조선> 30)>

이 기사들의 상당수가 신문의 일면을 차지했으며, 각종 포털사이트의 뉴스서비스가 강화되면서 스포츠지의 콘텐츠들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누드집 홍보방식에서도 스포츠지의 노하우를 느낄수 있다. 11월 18일 현재 <굿데이>와 <일간스포츠>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이지현과 이주현의 누드사이트 배너까지 걸려있다.

스포츠지의 누드기사 홍보하는 방법을 따라가보자. 제작 전에는 누드의혹을 제기하고, 촬영에 들어가면 현장을 스케치하면서 파격 장면을 예고하며, 발표후에는 하루에 얼마를 벌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관심이 떨어질 듯하면 성추행이라 할 수 있는 바바리맨 등장기사도 거리낌없이 싣고 있으며, 활영 후 남성연예인의 쏟아지는 구애에 핸드폰 번호를 바꿨다는 기사는 남성, 여성 모두에게 불쾌감을 줄수 있는 대목이다.

미술교사 김인규의 누드도 아름다웠지만, 성현아의 살짝 처진 듯한 가슴도 이혜영의 쭉 뻗은 다리도 눈을 즐겁게 했다. 그러나 김인규와 성현아의 누드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끔찍한 자기검열에 빠지게 만든다. 누드에서는 섹시함을 느껴야 한다고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스포츠지의 획일화된 누드에 대한 태도는 독자들의 사고를 이분법화시키고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누드갤'에서는 일반인들이 찍은 누드사진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엔 남녀가 따로 없다. 스포츠지 기사처럼 모든 남성들이 여성의 큰 가슴에만 열광하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세상이 발빠르게 변하고 있을 때 그 수준을 따라가기는커녕 독자의 안목을 낮추는 것은 바로 스포츠지. 제발, 독자의 누드에서 배우기를 바란다.

황지희 객원기자 nabt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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