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여성공약 추가 발표
‘성평등 서울’ 전면에
조직문화 개선 초점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수형 기자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수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2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여성 공약에 대해 “2030 여성들의 성평등한 삶 지원에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첫 여성 서울시장으로서 성평등한 서울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박영선 후보 캠프 여성인권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인숙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의 여성정책을 발표했다. 세계여성의 날인 지난 3월 8일 박 후보가 직접 발표한 여성 공약을 보완한 것이다. 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이 과분함을 잘 알고 있다”면서 “왜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치러지는지 뼈아프게 되새기며 박 후보는 이제부터라도 여성과 함께 하나씩 담대하게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여성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정책으로 ‘서울시청·공공기관의 조직문화 개선’을 꼽았다. 그는 “조직문화 개선은 선거 발생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이라는 측면과 함께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며 “평등한 조직을 위한 주무관 모임 통해 공론의 장을 만들고 고위직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 성인지감수성 제고 교육 매뉴얼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월 25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서울시 직원들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영선표 여성 공약 첫 머리에 조직문화 개선과 성인지 감수성 제고를 위한 고위직 교육 강화를 내세운 것은 이같은 인권위 발표 내용과 그동안의 여성단체의 비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앞서 발표한 여성정책 공약이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돌봄에 방점을 뒀다면 이번에 보완된 공약은 조직문화 개선, 채용성차별 개선, 좋은 일자리를 위한 지원 등 2030 여성들의 성평등한 삶을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 캠프 여성인권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인숙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의 여성정책을 발표했다. ⓒ권인숙 의원실
박영선 후보 캠프 여성인권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인숙 의원은 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의 여성정책을 발표했다. ⓒ권인숙 의원실

경력단절 예방 넘어 성평등으로

이번에 공개된 박영선표 여성정책 주요 키워드는 △서울시청·공공기관의 조직문화 개혁 △여성의 업무 환경과 처우 개선 △채용 성차별 근절 △육아 △여성안전 등 5가지다.

구체적으로 ‘평등한 조직을 위한 주무관 모임’을 상설 운영해 직급과 성별에 관계없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여성 부시장 및 주요 고위직에 여성 인사 중용, 고위직 대상 성인지감수성 제고 교육 매뉴얼 마련,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2차 피해 대비책 완비도 약속했다.

성별임금공시제 정착과 민간 참여 추진, ‘예비직장인지원센터’ 신설을 통해 여성 청년의 욕구에 맞는 취업 준비를 돕고 서울시 산하 채용 차별 신고센터(가칭) 설치를 약속했다. 

안심귀가 스카우트 요원 증원,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전담기관 신설도 제시했다.

이민주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박 후보의 여성정책에 대해 “보궐선거가 초래된 원인을 상기하며 조직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무관 모임 같은 공론장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직원 고용 형태, 비정규직 비율, 5급 이상 여성 관리자 비율 점검 등 조직 구조를 되짚어보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성 공약 발표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선거운동 초반에 성평등과 성인지 관점의 조직문화 개선에 방점을 맞춘 여성정책을 발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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