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무공해 식단으로 맞벌이 부부 입맛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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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에서는 남편들도 스스럼없이 반찬전문점에 들른다. <사진·민원기 기자>▶

깨끗하고 몸에 좋은 맛있는 반찬 뭐 없을까.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야 하는 주부들에게 밥상차림은 큰 숙제다. 더구나 맞벌이 부부의 경우 친정이나 시댁에 의존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구입하는 밑반찬에 기대는 게 현실이다. 이 점에 창안, 지난달 17일 주부 7인이 공동 출자해 유기농 반찬전문점 '동네부엌'을 열었다.

“몇해 전 모 방송에서 했던 '잘먹고 잘사는 법'이란 기획물을 기억하세요. 우리 유기농 반찬전문점의 출발이라 할 수 있지요.”

서울 마포구 망원역에 위치한 '동네부엌'의 대표 운영자 박미현(40)씨는 반찬전문점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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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원기 기자>

그 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을 받은 마포구 주민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받기 위해 지난 2000년 생활협동조합을 꾸렸고 현재는 500가구가 넘는 조합원을 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박씨는 “우리 동네라 말할 수 있는 마포구 성산동은 특히 맞벌이 가정이 많습니다”며 “생협을 통해 알게 된 조합원 중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들 중심으로 반찬을 공동으로 만들어 품앗이 형태로 나눠 먹자는 의견들이 오고 갔습니다”고 말을 이었다.

창업자금 5000만원으로 시작

의견은 바로 실천이 돼 지난해 초 마포두레생협 홈페이지에 동네 부엌과 관련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었다.

“실제 우리 매장은 온라인에서 출발한 셈이죠. 처음엔 생협을 통해 구입한 유기농산물을 좀더 맛있게 먹는 요리법에 대해 서로 주고받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바쁜 엄마들의 가사노동을 줄이고 여성의 사회진출에 뒷받침이 되어줄 수 있는 반찬 만들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졌지요.”

공동육아어린이집을 통해 조합원 활동을 다양하게 해본 마포구 주민들은 온라인을 통해 반찬 나누기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 번, 가정마다 반찬통을 마련해 반찬을 나누고 음식장만은 조합원 중 전업주부 '마법사(음식의 마법사라 해서 붙여진 별명)'가 만들었다.

“온라인을 통해 반찬 배달을 하다 보니 슬슬 문제가 보이더라구요. 매장 없이 협소한 가정집 부엌에서 계속 반찬을 만들기가 어려웠고 좀더 자주 이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고민의 결과 '동네 부엌'이 탄생했다.

“한 곳에서 조리하고 반찬을 만들면 각 가정의 냉장고에 방치됐다가 버려지는 물품이 없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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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퇴근직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는 맞벌이 주부가 손질하기 힘든 채소반찬을 매일 싱싱하게 만들어 먹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구요. 이런 필요에서 공동부엌을 만든 것입니다. 우리 '동네 부엌'은 말 그대로 동네 아낙들이 오가며 들려 손으로 맛보고 거들 거리 있는지 기웃거리며 얘기도 나눌 수 있는 옛날의 우물가나 사랑방 같은 그런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박씨는 영양사 16년 생활을 접고 본격적으로 반찬전문점을 운영하기로 결심했다. 뜻을 같이 하는 주부 6명과 공동 출자해 5000만원을 마련한 것. 준비 기간은 2달 정도 걸렸지만 실제 매장을 마련한 직후 1달간이 가장 바빴다고 한다.

몸은 힘들어도 신바람 나는 준비 기간이었다고 말하는 박씨는 “창업 준비 2달이면 무척 짧은 기간이지만 이미 온라인을 통해 충분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오프라인 준비가 어려움이 없었다”고 밝혔다.

창업자금 5000만원은 매장 구입·임대료를 제외하고 반찬 보관 냉장고와 조리대촵식기 등 주방시설 설치, 인테리어 같은 시설 설비 초기 비용으로 사용했다. 반찬 재료는 마포두레생협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매장을 준비하며 가장 고민스러운 점이 반찬 가격이었습니다. 저희는 원재료가 유기농이고 조미료 역시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단가가 비쌉니다. 시장조사를 다녔는데 일반 반찬가게에 비해서는 1.5배 비싼 편이지만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반찬보다는 저렴합니다.”

지역여성의 일자리 창출 기반 될 터

박씨는 소비자 단가를 더욱 낮춰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유기농 반찬 전문점으로 만드는 것이 큰 과제라고 말했다.

지금 '동네 부엌'은 두 명이 운영한다.

대표 운영자이자 16년 경력의 전문영양사 박씨와 20년 경력의 전문 조리사. 공동 출자자들은 도우미로써 반찬전문점 홍보와 이후 진행할 가맹점 준비 등 실질 운영 외에 여러 분야를 나눠 담당하고 있다.

동네 부엌이 일반 반찬전문점과 큰 차별성이 있다면 바로 유기농 자연재료만 사용한다는 점. 또한 어떤 인공화학조미료도 쓰지 않고 천연조미료로 맛을 내며 포장 용기 역시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친환경제품을 쓴다. 쉽게 말해 '친환경촵무공해 건강 식단'이다.

이에 더해 전문영양사의 실력을 적극 발휘, 매월 식단을 만들어 다양한 메뉴와 조리법으로 중복되는 반찬이 없이 구성하고 있다.

박씨는 “밑반찬은 물론이고 찌개와 국, 아이들 간식거리도 준비했습니다”며 연신 자랑이다.

동네 부엌은 회원제도 운영하고 있다. 월 단위로 주문을 하면 매달 식단표를 제공하고 매주 월, 수, 금요일 반찬을 찾아갈 수 있으며 가격도 매일 사먹는 것보다 저렴하다.

“동네 부엌이 안정적으로 운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이 아니라 전업주부들이 부담없이 사회 진출할 수 있는 뒷받침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반찬전문점을 중심으로 인력 네트워크를 형성해 사업이 커지면 지역 엄마들이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어느 정도의 이익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지역에 환원시켜 여성들의 창업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박씨의 바람이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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