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경찰관이 트럼프 고소한 첫 사례
경관 2명 “피해보상·징벌적 손해배상 하라”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경찰대 소속 경찰 2명이 지난 1월 6일 폭동에 대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고소했다. ⓒAP/뉴시스·여성신문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경찰대 소속 경찰 2명이 지난 1월 6일 폭동에 대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고소했다. ⓒAP/뉴시스·여성신문

미국 워싱턴 D.C. 의사당 경찰대 소속 경찰 2명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지난 1월 의사당 폭동의 책임을 묻겠다며 고소했다. 이번 소송은 의회 경찰관이 트럼프를 직접 고소한 첫 사례다. 트럼프는 아직 소송에 응답하지 않았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 CNN,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 의회 경찰인 제임스 블래싱게임과 시드니 헴비는 지난 1월6일 폭동 당시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이날 워싱턴연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소장에 따르면 이들 두 경관은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화나게 했고, 폭력행위를 선동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각각 최소 7만5000달러(약 8500만원)의 배상금과 함께 금액을 밝히지 않은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요구했다. 

17년차 흑인 경관인 블래싱게임은 폭동 당시 머리와 등에 부상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으로 심리적으로도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장에 따르면 당시 그는 폭도들로부터 공격당하는 와중 인종차별적 발언을 수없이 많이 들었으며, 동료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느껴 괴로워하고 있다. 

또 11년차 경관인 헴비는 의사당 문에 부딪혀 손과 무릎을 다쳤으며 폭도들이 자신의 얼굴과 몸에 화학 스프레이를 뿌렸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헴비는 의회를 지키던 중 "가차 없는 공격을 당해 피를 흘렸다".

소장에는 "이 두 경찰관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어떤 의심도 없이 근무를 위해 그날 출근했다"며 "트럼프가 불을 붙이고 조장하고 지시하고 사주했던 폭도들은 원고와 그들의 동료 경관들을 밀어붙여 의사당 안팎에서 추격하고 공격해 다치게 했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1월6일 폭동 직전 연설에서 대선 조작 주장을 반복하면서 의회가 선거인단을 확정하지 못하도록 지지자들에게 의사당으로 행진해 싸워달라(fight like hell)고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당시 폭동으로 경찰을 포함해 5명이 목숨을 잃었고, 의회 경찰 최소 81명이 폭행을 당했으며 워싱턴 경찰관 65명도 다쳤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원에서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소추를 당했지만, 퇴임 이후 열린 상원의 탄핵 표결에서는 57대 43으로 부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대변인들은 이번에 제출된 소장에 대해 아직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