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직무 더 큰 연봉격차 …근속연수 대동소이

증권가 유리천장 여전…다각적인 조사 필요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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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학개미 열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세운 국내 증권사 임직원들의 연봉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의 연봉도 눈에 띄게 올랐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1인 평균 급여액 인상률은 대부분 두 자릿수이다.

그러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증권사들의 이익이 남성에게 더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공시된 20개 증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남녀 간 사원 1인당 평균 연봉 격차는 약 7300만원이었다.

2019년 약 6000만원정도 차이에서 약 1300만원 더 늘어났다.

20개사 중 신영증권, 상상인증권을 제외하곤 모두 남녀 간 1인당 평균 연봉 격차가 더 커졌다.

가장 극심한 연봉차를 보인 곳은 부국증권으로 2019년엔 남성이 여성보다 1인당 약 1억3200만원 더 많이 받았지만 지난해 2억300만원으로 더 커졌다.

부국증권의 지난해 1인 평균 급여액은 2억641만원으로, 증권사 중 유일하게 2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1억4236만 원 대비 44.9% 증가한 수준이다.

한양증권은 2019년 약 9400만원에서 지난해 약 1억4400만원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유안타증권도 지난해 남성이 여성보다 약 2000만원정도 더 많은 연봉을 챙겼다.

같은 직무에서 연봉차는 더 크게 나타났다.

교보증권 영업직의 경우 2019년 남녀 간 1인당 평균 연봉 격차는 약 15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약 3800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부국증권 리테일 영업직은 2019년 약 2800만원정도 나던 차이가 지난해 약 8300만원으로 더 커졌다.

하지만 연봉차이와 달리 직무별 근속연수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20개사 직무별 남녀 평균 근속연수 차이를 조사한 결과 2019년 약 8개월 차에서 지난해 약 9개월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속연수에서 성별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남성이 더 많은 연봉을 수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교보증권 영업직의 경우 지난해 남성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약 12년이었지만 여성은 약 17년 6개월로 나타났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남성이 편중되는 현상과 고용형태 등 증권사의 남녀 고용에 대한 다각적이고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 전문가들은 "표면상으로 직급이 높은 사람이 많은 인센티브를 챙겨가는 구조지만, 여성이 고위직으로 올라가기 힘든 구조"라며 "증권가 여성 노동자가 더욱 불안한 고용형태에 놓여있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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