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문화는 즐기면서 아시아인은 공격·차별하나” 비판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테니스 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오사카 나오미(24·일본)가 아시아계 혐오에 반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오사카는 지난 27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아시아계 혐오를 멈추라(#stopasianhate)’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리고, 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상식이어야 하는데 지금 이 세상에서는 상식이라는 게 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사카는 “사람들이 버블티, 일본 만화, 떡, 스시, 말차 등을 좋아하는 만큼 아시아계 사람들을 아낀다면...특정 문화의 산물은 누리면서 그것을 만든 인종적 집단을 공격하고 차별하는 행위를 상상해보라”고 지적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 사람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는 사회 문제에 적극 목소리를 내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자신을 '흑인 여성'(Black Woman)이라고 지칭한 바 있고, 특히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앞장섰다. 지난해 8월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이 백인 경찰에게 피격당한 사건이 일어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WTA 투어 웨스턴 앤서던오픈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경기 불참 의사를 밝혔다. 또 지난해 9월 US오픈 때는 매 경기 미국 내 인종차별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대두된 지금, 자신의 또 다른 정체성인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에도 주저하지 않고 대응한 셈이다.
아시아계 이민자를 위한 이익단체인 ‘아시아·태평양계 증오를 멈추라(Stop AAPI Hate)’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9일부터 2월 28일까지 1년간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적 증오범죄는 최소 3795건 보고됐다. 이 가운데 올해에 발생한 사건만 500건이 넘는다
한편, 오사카는 2018년과 2020년 US오픈, 2019년과 올해 호주오픈 등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네 차례 우승했고, 2019년 호주오픈을 제패하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오사카는 아시아 국적 선수로서 테니스 단식 세계 1위에 오른 첫 선수였다. 현재 세계 랭킹 2위인 오사카는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고 있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마이애미오픈(총상금 326만190 달러)에 출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