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은 귀여운 여인?
'꽃뱀'은 귀여운 여인?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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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달라진 여성 캐릭터, 그러나 불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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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귀여운 여인>은 부유한 배경의 남자를 유혹해 명품을 사는 '꽃뱀'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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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을 때려눕히는 태권도 유단자도 예뻐야 한다? 드라마 <그녀는 짱>의 한 장면.











영화나 만화 속에 나올 법한 여자 캐릭터들이 속속 안방극장을 찾았다. KBS 2TV 월화드라마 <그녀는 짱>(극본 조희·연출 김용규). 조직 보스의 딸인 하혜경(강성연 분)은 극중에서 조폭 '넘버 3'인 이동기(안재모 분)를 비롯해 조직의 부하들을 때려눕힐 만큼 권투, 태권도에 유단자인 여성이다.



모터 사이클을 즐겨 타는 그녀는 시원시원한 성격에 '귀여운' 외모까지 갖췄다. SBS 드라마스페셜 <때려>(극본 이윤정·연출 이현직)에는 브라운관에서는 다소 생소한 여자 복서가 등장한다.



'욕망'에 충실한 여자들



가난한 시간강사가 '꽃뱀'으로 변해가는 캐릭터까지 등장했다. '가진 것 없는 두 여자의 처절한 남자 유혹하기'를 주제로 한 MBC 일일드라마 <귀여운 여인>(극본 정성희·연출 최이섭).



이 드라마는 여는 글에서 밝히듯 최종학력 고졸에 가진 것이라고는 젊음과 미모밖에 없는 밑바닥 인생 소연(장신영)과 가진 것 없고 미모도 딸리는, 그나마 학벌로 성공하고자 했으나 흔한 박사학위 소지로는 화이트칼라로 위장된 블루칼라일 뿐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은 승은(정선경 분)이 사회의 주류로 편입하고자 하는 욕망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이 젊고 발랄해진 건 사실이다('꽃뱀'도 20대 '꽃뱀'이 등장하긴 처음이니).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주변 남자들과 삼각관계에 빠져 있고, 돈 많은 남자를 만나 신분을 고쳐보자는 심산이다. 그들의 욕망이 도발적이고 때론 통쾌할 수 있어도 그것을 바라보는 브라운관 밖의 시청자들은 여전히 허탈하다.



극 중에서 승은은 새벽마다 우유배달을 하는 시간강사다. 드라마에는 “우유 하나 넣으면 칠십 원 남아”라고 말하며 강사료를 탈탈 털어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이 줄곧 등장한다. 하지만 승은의 캐릭터는 '우유배달 하는 시간강사'라는 세태를 꼬집으면서도 지나치게 희화화돼,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



국내 박사, 넉넉지 못한 집안 환경 탓에 전임강사 자리를 얻지 못했다고 판단한 그녀는 나중에 가서는 신분상승을 위해 제자를 꼬시는 '꽃뱀'으로 변신한다. 모녀 '꽃뱀'캐릭터는 여성을 '돈에 눈멀어 신분 상승이나 꿈꾸는 속물'로 만든다. 승은에게 '비법'을 전수해 주는 20대 '꽃뱀' 소연은 호화 외제차를 가진 부유한 배경의 남자를 꾀어 3천만원짜리 명품을 사는 인물. 그녀의 어머니 금례(윤미라 분)는 사기죄로 유치장에 들어가 있으면서 “남자는 독립하지 못하는 여자에게 저금통장이다”라고 말하는 원조 '꽃뱀'이다.



권투선수도 예뻐야 한다?



앞의 두 드라마는 권투, 모터 사이클, 태권도 등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소재들이 쓰여 여자 시청자들의 호응을 샀다. 그러나 권투 글러브를 끼고 링 위에 서는 여성도, 모터 사이클을 타며 남자들을 때려눕히는 여성도 '예뻐야만' 브라운관에 등극할 수 있는 것인가. 익명을 요구한 어느 시청자는 “복서로 나오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긴 생머리를 날리며 빠지지 않는 외모를 갖추고 있다”면서 “격투기든 권투선수든 다들 예쁘게만 나오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귀여운 여인>의 여자 꽃뱀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난도 빗발친다.



김남경(아이디 JOOBIN)씨는 “아이들이'엄마, 꽃뱀이 뭐야?''저 언니가 뱀이야?'자꾸 묻는데 솔직히 당황스러웠다”면서 “저녁 시간대인 만큼 가족이 함께 웃으며 볼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다른 시청자 정영숙(아이디 CATTOT)씨는 “제목이 왜 귀여운 여인인지 모르겠다”며 “아무런 노력 없이도 이쁘기만 하면 꽃뱀 노릇해서 부유한 남자 꼬셔 잘살 수 있다는 교훈(?)을 주려고 만든 드라마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임인숙 기자isim123@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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