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스타 ③] 브레이브걸스
‘롤린’ 발매 4년 만에
차트 1위 휩쓸고 인기예능 출연까지
5년간 무명생활...군 위문공연으로 남성팬 늘고
여성들이 주목하며 역주행 돌풍 시작
‘성적 대상화’ 생존 전략엔 한계도

여성신문은 ‘#2030 여성스타’를 통해 대중문화를 이끌면서도 자기다움을 지키는 젊은 여성 스타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브레이브걸스는 데뷔 10년차 4인조 걸그룹이다. ‘롤린’으로 발매 4년 만에 ‘역주행’ 열풍을 일으켰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브레이브걸스는 데뷔 10년차 4인조 걸그룹이다. ‘롤린’으로 발매 4년 만에 ‘역주행’ 열풍을 일으켰다.  ⓒ엠넷 방송화면/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롤린 롤린 롤린♪~ 하루가 멀다 하고 롤링 인 더 딥♬~” 3월 대중가요 최고 히트곡은 브레이브걸스의 ‘롤린(Rollin’)’이다. 경쾌한 업템포의 EDM곡으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청량한 음색이 돋보인다.

브레이브걸스는 데뷔 10년차 4인조 걸그룹이다. ‘롤린’으로 발매 4년 만에 ‘역주행(예전 곡이 다시 인기를 얻는 것)’ 열풍을 일으켰다. 

각종 음원 차트도 평정했다. 3월 초부터 멜론, 지니뮤직, 가온차트 1위를 차례로 휩쓸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 ‘최신 K팝 100’ 차트에서도 7주간 정상을 지키던 아이유 ‘셀러브리티’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SBS ‘인기가요’에서 데뷔 1853일만에 첫 음악방송 1위를 거머쥐었다. 

브레이브걸스는 지난 14일 SBS '인기가요'에서 샤이니와 에이티즈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SBS '인기가요' 방송 캡처
브레이브걸스는 지난 14일 SBS '인기가요'에서 샤이니와 에이티즈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SBS '인기가요' 방송 캡처

지난 24일로 음악방송 일정은 끝났지만, 브레이브걸스는 방송가 섭외 1위로 급부상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SBS ‘런닝맨’, JTBC ‘아는형님’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이 모든 기록과 스포트라이트를 데뷔 10년만에 처음 누렸다. 

5년간 무명생활...군 위문공연으로 남성팬 늘고
여성들이 주목하며 역주행 돌풍 시작
‘성적 대상화’ 생존 전략엔 한계도

1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브레이브걸스는 인기를 얻기 전까지 약 5년간의 무명생활 고충을 털어놓았다. ⓒtvN 방송화면 캡처
1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브레이브걸스는 인기를 얻기 전까지 약 5년간의 무명생활 고충을 털어놓았다. ⓒtvN 방송화면 캡처

브레이브걸스는 무명 생활이 길었다. 2011년 데뷔했는데 현 멤버들은 2016년 활동을 시작한 브레이브걸스 2기다. 지난 5년간 수익을 내지 못해 정산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한다. 멤버들은 각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부모님께 신세를 져야 했다. 멤버 민영은 음악방송 1위 기념 소감에서 “지난해 ‘운전만 해’ 활동을 끝으로 다시는 무대에 서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부대를 직접 찾아 공연하는 군 위문 공연 ‘위문열차’는 브레이브걸스가 택한 돌파구였다. ‘롤린’ 발매 이후 2017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군 위문 공연을 40회 펼쳤다. 몸매가 드러나는 의상, 노골적인 안무 등 섹시 콘셉트 위주의 공연 '직캠'(현장에서 직접 찍은 영상)으로 입소문을 탔다. ‘브레이브걸스 모르는 군인은 없다’,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 1위’라는 말이 돌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남성 위주로 소비되던 ‘롤린’에 여성들이 주목하면서 역주행 돌풍이 시작됐다. 지난달 24일 한 유튜버가 올린 ‘롤린’ 공연 교차편집 영상이 도화선이 됐다. 아이돌 공연과 댓글을 교차편집해 올리는 유튜버 ‘비디터’가 올린 영상으로, 29일 현재 조회수 1400만을 넘어섰고 댓글은 4만개 넘게 달렸다. 기존 영상과 달리 청량한 목소리, '가오리춤' 안무 등 다른 매력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편집했다. 많은 여성이 불편함 없이 브레이브걸스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3월 멜론 이용자수 추이를 보면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롤린'을 더 많이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음악방송 1위를 거머쥔 14일부터 29일 오후 4시까지 여성은 평균 27~36만명, 남성은 24~28만명이 스트리밍했다. 

브레이브걸스와 유튜버 '비디터'가 오픈카톡방에서 대화하는 영상. 비디터는 브레이브걸스에게 "인기의 1등 공신"으로 불린다. ⓒ나돌 유튜브 영상 캡처

브레이브걸스는 노력과 ‘존버(최대한 버틴다는 의미)’의 아이콘이 됐다. 많은 이들이 뚝심 있게 버틴 브레이브걸스의 서사에 위로받고,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마음으로 대리만족하기도 한다.

다만 그동안 브레이브걸스의 생존 전략이었던 노골적인 성적 대상화는 숙제로 남았다. 우리 사회의 과제이기도 하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노력하고 고생해서 1위 석권 등 주목받은 것은 다행스럽지만, 브레이브걸스가 한국 걸그룹이나 케이팝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모델일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이들이 어떤 음반을 내고 어떤 활동을 할지에 달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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