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창간 15주년 기념 ‘한국 이끌어가는 여성리더 1만명 찾기’ 1차 명단

@c-1.jpg

하나보다 더 좋은 만의 얼굴이어라!

홍일점 시대는 막을 내렸다. 보조적인 하위직에 몰려서 여자끼리의 경쟁으로 아우성 대던 시대도 지났다. 힘겨웠던 한국여성들의 ‘틈새진출’은 이제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성실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자리자리를 만들어낸 여성들은 새로운 미래의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리더십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본사는 미래의 한국사회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의 출현이 필수적이며, 그 대안으로 여성리더의 대규모 배출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창간 15주년 기념 사업으로 ‘한국을 이끄는 여성리더 1만명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4개월 간의 1차 작업 성과를 통해 찾아낸 여성리더는 총 10,029명. 분야별로는 정치계 335명, 직능계 143명, 언론출판계 512명, 경제계 703명, 해외동포 208명, 의료계 614명, 종교계 219명, 일반단체 439명, 여성단체 1,230명, 과학계 738명, 스포츠 97명, 법조계 139명, 문화예술계 947명, 교육계 3,457명, 광고 51명, 공무원 197명으로 구분된다.

1차 발표이후로, 보충을 해서 내년 1월에 최종안을 만들어 간편한 책자로 만들 예정이다.

그 책의 제목은 ‘하나보다 더 좋은 만의 얼굴이어라’. 작고한 페미니스트 시인 고정희의 시 ‘하나보다 더 좋은 백의 얼굴이어라’를 변형한 제목으로 여성간의 자매애와, 임파워먼트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사회를 이끌고 나갈 새로운 대안의 리더십으로 등장하는 여성들의 힘을 상징한다.

1만 수자가 의미하는 것 :

차이와 배제는 버리고 공감과 포용의 절차

여성지도자의 명단이 1만명 규모로 수집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만명이라는 수자는 기존의 여성계의 범위를 훌쩍 넘어서야 가능한 수자였다. 기존의 보수, 진보, 분야 등 배타적인 기준은 1만이란 수차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다. 1만명이란 수자를 채우기 위해서는 배제하기 위한 기준보다는 ‘포용’하기 위한 기준과 논리를 발견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차이를 넘어선 곳에 존재하는 공통점을 찾아서, 1만명 리더 명단을 향해서 하나하나 이름을 모아가는 과정은 여성들이 ‘아주 사소한 차이’를 넘어서서 대동의 단결을 이뤄나가는 과정에 동창하는 것과 같았다.

특히 이번 작업은 거의 대부분, 기존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수작업을 위주로 이뤄져 업데이트 되지 않은 자료가 재생산되는 부작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명단은 그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지형도를 파악하고, 주요 단체와 일일이 접촉을 시도함으로서 수집됐다.

수작업은 불가피했다

이 수작업 과정은 불가피했다고 할 수 있다. 여성을 찾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봤을 때 기존의 많은 자료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ooo 인명록류의 자료집 속에서 여자를 찾기란 불가능했을 뿐아니라, 그나마도 시간이 지난 자료들이었다. 이 자료들 앞에서의 선택은 포기, 복사 차원의 베끼기, 수작업으로 요약될 수 있었다. 목표을 위해서라면 상당분량의 수작업 밖에 없었던 것. 1만명을 수작업으로 수집하는 작업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지형도를 파악하고있는 중요인사를 만나는 것이었다. 이 지점에서 1만명의 여자 이름을 만들어내는 일은 ‘여성신문’이 아니면 불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프로젝트 팀은 이번 인명 자료가 ‘선정’이 아님을 강조한다. 어떤 기준에 의해서 주최측이 선발한 것이 아니라, 있을 것을 ‘발견’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줄 것을 당부한다. 단, 각 분야에 분산되어 있는 명단을 ‘여성리더’란 주제아래 한데 모았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선정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수집’과 ‘발견’이라고 강조

남성들은 모든 분야에서 훨씬 더 조직화되어 있었다. 000협회, 000단체, 000포럼, 000인회 등등 조직화 하는 기술에서 있어서 남녀의 차이는 주목해 볼만한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성들은 조직화되어 있지 않고, 그나마도 잘 찾을 수 없다. 또 여성신문의 한계도 있다.

또 리더의 기준에 대한 끝날 수 없는 논의는 ‘엄정한 선정’이라는 작업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소수가 아닌 1만명이란 선정이 불가능한 수자임에 틀림 없다.

이런 요인들은 어떤 리스트도 완벽하게 공정하거나, 완벽하게 포괄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걸 의미했다. 이 고민 앞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그 한계를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으로 대응하고자 했다고 할 수 있다.

여성리더 1만명 찾기 프로젝트가 광범위한 분야에서 수작업으로 이뤄졌다는 의미에서 ‘대동여지도’로 설명한다. 과학적인 계측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조선시대에 김정호 선생이 일일이 발품 팔아 산과 계곡의 지형을 파악해야 했고, 사명감과 열정과 그 고난의 작업을 완성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과정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대동여지도가 단시간내에 완성될 수 없었듯이, 이번 작업이 1차분임을 거듭 강조한다고 프로젝트 팀은 밝히고 있다. 1차 리스트를 추리는 그 시간에도, 수집작업을 계속되고 있었다. 1만명을 넘어선 이후에도 여성리더 찾기는 계속될 것이다.

여성리더 대동여지도 작업은 21세기 초입의 한국여성계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화하면서 복잡하고 입체적인 지형도를 만들어나가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기존의 소수 여성단체장 중심의 ‘여성계’ 지형을 벗어나 보다 여성 활동에 대한 포괄적인 지형도를 파악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정치권의 50%비례대표 여성할당제 등의 호기를 앞에 두고서도 ‘여성인재부족론’은 여전하다. 1만명을 넘어서는 수준의 여성인재리스트는 이런 ‘여성인재부족론’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연주 기자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