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선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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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부터 활발히 비평 활동을 해온 유창선 정치평론가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비평서를 펴냈다.

유창선 평론가는 신간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에서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모습을 "옳고 그름을 가리기에 앞서 누구 편인지부터 따지는 모습, 젊은 세대가 받고 있는 상처를 이해하고 껴안기보다 훈계부터 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한다. "오랫동안 한국 정치를 지배하면서 이념적 선명성보다 현실적 실용성을, 과거의 훈장보다 미래를 감당할 능력을 요구하는 현실에 준비돼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집권 세력과 지지자들은 “우리만이 선이고 우리만이 옳다”는 독선의 정치를 해왔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은 ‘적폐’라고 단죄하는 모습, 소통과 공론의 장이 사라진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우리는 과거보다 심하게 분열되었고, 극단의 시대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저자는 “결국 문제의 출발은 그렇게 단추를 채웠던 집권 세력의 책임이었지만 좀처럼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꼬집으며 부동산 정책 실패, 조국 사태,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의 갈등,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성추행 사건 등을 예시로 든다. 

자신의 신념을 과신하지 말고 자신이 행했을 수도 있는 불의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논지다. "상대방의 적폐에 대해 준엄했던 정권이라면 그 이상으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자신들에게도 준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오늘날 한국 정치의 문제는 '진영 대 진영'의 대립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7080년대생의 정치에서 희망을 본다. 

그는 7080년대생들은 86세대에 비해 '열린 사고'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하나의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는 공존의 지혜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과 기후 위기, 성평등, 성장과 복지의 균형적 병행 전략의 문제, 포스트 코로나 사회에 대한 전망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새로운 의제를 선도해나갈 수 있는 것이 7080년대생들이라는 것이 저자의 논지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7080년대생들의 정치적 독립 선언이다.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으며 기꺼이 ‘이단자’가 되는 젊은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말과 더불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기존 정치 질서에 예속되지 않는 태도다. 저자는 이런 태도를 지닌 정치인이 늘어날 때 한국 정치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정치사회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부터 여러 매체를 넘나들며 활발히 정치평론을 해온 '1세대 정치평론가'로 분류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비판적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방송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정치 평론집 『정치의 재발견』(지식프레임), 『굿바이 노풍』(아르케) 등이 있고 인문학 에세이로는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사우), 『삶은 사랑이며 싸움이다』(사우),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새빛) 등이 있다. 지난 1월부터 여성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유창선/인물과사상사/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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