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간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고 싶다’ 지속적 연락
정의당 당원 A씨 “공식석상에서 B씨 사과 받고자 한다”

정의당 순천위원회 20대 여성당원이 2년 전 당내에서 스토킹을 3개월간 당하면서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이제 사과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공개했다. SNS 캡처
정의당 순천위원회 20대 여성당원이 2년 전 당내에서 스토킹을 3개월간 당하면서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이제 사과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공개했다. SNS 캡처

정의당에서 여성 당원이 남성 간부에게 스토킹을 당했다고 폭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의당 전남도당 순천시위원회의 정의당원 A(23)씨는 지난달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의당원이자 전남도당 창당 준비위원회 준비위원 B씨에게 3개월간 지속적으로 스토킹에 시달려왔다”고 밝혔다.

A씨는 “B씨는 저의 직속 상사를 알고 있다. 직장에 찾아오겠다는 말을 한 적 있다”며 “근무 중에도 비롯해 출퇴근 시간에 맞춰 아침, 저녁으로 카톡 및 전화를 했다”고 썼다, 이어 “그 내용은 모두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저보다 10살 정도 많은 B와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며 “연락을 모조리 피해 그 어떤 연락에도 답문하지 않았으나 연락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고 폭로했다.

또한 “모든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름으로써 반복적인 알람이 뜨게끔 한다든지 비공개 계정까지 모조리 찾아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노출시켰다”며 “몇 개월간 지속된 이 숨 막히는 스토킹의 시작은 장문의 카톡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일 몇 주 전부터 ‘생일날 보고싶다’ ‘예쁘다’ ‘축하한다’ 등 지속적으로 연락했다”며 “정당 내 단체채팅방에서 공개적으로 ‘함께 술을 마시자’ ‘공연을 보러가자’는 등 저를 곤란하게 하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저는 우울증이 있지만 저의 우울증은 대외활동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사생활과 명확하게 구분돼 있었다”며 “B씨의 집착적 행위는 저를 점점 피폐해지게 했다. 의무적으로 복용하던 약과 함께 불안과 두통증세 호소 시 복용하는 약을 따로 추가 처방해 복용했어야 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전남도당 위원회에 알릴 엄두 또한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A씨는 “현 우리나라, 스토킹에 대한 의식과 함께 B씨에 비해 떨어지는 제 위치 그리고 어린 제 나이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걱정부터 앞서서 그랬다”며 “전남도당 위원회는 저보다 오래도록 정의당 내 자리 잡아온 B씨를 더욱 신뢰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에 대한 징계를 촉구했다. A씨는 “’나이 권력‘ 및 ’정치 권력‘을 토대로 스토킹을 당했다”며 “B씨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바 있으며 공식석상에서 B씨의 사과를 받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 8일 SNS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후 A씨를 위로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한편 정의당 전남도당 순천시위원회는 해당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후 당기위원회에 사건을 제소했다.

전남도당은 당기위 조사 결과에 따라 B씨에 대한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결과는 13일 발표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연락하면 자살 예방 정보 및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