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나는 생선 몸통을 가지고 아이들과 억수로 씨름한다.

무슨 소리냐고? 옛 말에 어른들이 아이들을 너무 이뻐하면 어찌어찌 된다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고향이 군산이고 어머니가 생선을 취급하셨기 때문에 생선을 무지무지하게 좋아한다. 웬만큼 싱싱하지 않으면 손도 안되는데, 까다로워서가 아니라 먹던 버릇이 있어서 그렇다.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을 때 늘 나는 생선가시가 많은 쪽만 먹고 살덩이 쪽은 먹기 좋게 가시를 발라 녀석들의 밥그릇에 놓아준다.

그러나 이제 녀석들도 컸으니(참고로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이다) 가시는 지들이 발라 먹어도 될 때가 지나도 한참 지났다. 그래서 나도 최근에는 밥을 먹자마자 생선 몸통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아들:아빠도 몸통 좋아해?

아빠:엉?

:아빠는 날개 쪽(가시가 있는 옆쪽)하고 머리를 좋아해.

아빠:#$%^&*!@#

이야기로만 듣던 그 이야기. 시집간 딸이 엄마 위한다고 명태 대가리만 골라서 삶더라더니, 내가 바로 그 짝이 났다. 단단히 가르쳐야지 맘을 먹고

아빠:아빠가 그동안 생선가시 쪽만 먹은 것은 너희들이 생선을 잘 먹으니까…

하면서 최대한 감정을 넣어 설명했다. 너무 숙연(?)해지는 분위기여서 너스레가 좀 셌나 반성도 하면서.

그래도 분명한 것은 아이들이 아무리 예쁘고 귀해도 가르칠 건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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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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