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통희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남성편향적 공직문화에서 여성의 경력개발과 리더십' 연구를 통해 성인지적 관점에서 직장문화에 대응하는 여성들의 행동유형을 포기형, 불만형, 적응형, 도전형, 초월조화형으로 나눴다.

그는 이 유형 중 초월조화형은 여성과 더불어 남성의 장점을 살려 양성평등 거버넌스 구축을 목표로 소수자인 여성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직장문화의 남성편향성에 대한 여성의 전략적 대응과 행동

▲포기형: 남성편향성의 묵인

포기형은 여성들이 남성편향성이 주는 불이익에 대해 부당함을 느끼지만 어쩔 수 없는 구조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직장을 다니다가 개인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면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데, 이런 유형을 '탈출형'으로 정의할 수 있다. 탈출형은 남성편향적 문화를 거부하는 것으로 사회에 진출한 상당수의 고학력 여성들이 중도에 직장을 그만두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불만형: 남성편향성 비판

남성적 문화를 가진 조직의 비합리성과 부당함을 지적하고 불만을 제기하면서 조직의 질서에 냉소적으로 대응하는 행동유형이다. 이 유형은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에 치중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볼 때 '불평불만'을 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쉽다.

불만형은 남성우월주의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특성이 있어 객관적인 차원에서 남성의 상대적 장점도 용인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여성들의 모호함과 비일관적인 태도는 경계의 대상이 돼 직장에서 경력개발에 불이익을 받는다.

▲적응형: 남성편향성의 활용

자신에게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조직에 남아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입장. 남성편향적 직장문화를 단기간에 개선하기 어렵다고 보고 일단 적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여성들이 남성의 역할모형을 모방해 남성처럼 행동한다. 이런 노력은 과업수행에서 높은 성과를 냄으로써 여성에 대한 편견과 비하를 불식시키고 자신의 목표를 최대한 실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런 유형은 은연중에 남성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도전형: 남성편향성의 극복

이 유형의 여성들은 남성우월주의를 편견으로 인식하고 이를 없애기 위해 업무를 진행하면서 고군분투한다.

직장 내의 여성의 능력을 보여주고 성공사례를 만들어 '유리천장'을 깨뜨리는데 주력하며 남성동료들의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과업의 성과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기도 해 직장 내에서 마찰을 빚기도 하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고 결과로 자신이 옳았음을 보여주려 한다.

▲초월조화형: 양성평등을 토대로 한 조화의 거버넌스 추구

남성성이 과도하게 발현돼 나타나는 역기능을 대립과 투쟁으로 풀어 나가기 보다는 양성의 특성과 차이를 전제로 조직의 효율과 건강성을 제고하려는 행동유형이다.

초월조화형은 남성편향적 문화가 여성만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 자신에게도 상당한 위해를 가한다고 진단한다.

또한 이 여성들은 양성의 단점을 서로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는 것이 조직의 효과성을 살리는 길이라고 판단, 조직 내에서 양성평등을 넘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양성협력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에 주력한다.

나신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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