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의 날 읽는 따끈따끈 ‘페미니즘’ 신간
세계여성의 날 읽는 따끈따끈 ‘페미니즘’ 신간
  • 최현지 기자
  • 승인 2021.03.08 00:12
  • 수정 2021-03-10 17: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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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큐] 3·8 세계여성의 날 읽을 만한 신간 도서 8권

[북:큐]는 여성신문에서 제안하는 여성 관련 도서 큐레이션 시리즈입니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해 여성의 삶, 여성 작가의 책, 여성 운동에 관한 담론 등 다양한 분야의 신간 8권을 꼽았습니다. 2월1일부터 3월8일까지 출간 도서 중 국내와 국외 저자의 책을 4권씩 엄선했습니다. 

 

 미키 켄들 『모든 여성은 같은 투쟁을 하지 않는다: ‘모두’의 페미니즘에서 누락된 목소리』

Ⓒ서해문집

지난해 미국 출간 직후 B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타임 등이 선정한 ‘올해의 책’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은 페미니스트 작가의 인문서다. 저자인 미키 켄들은 군인 출신으로, 흑인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성장했고, 학계 바깥에서 페미니즘을 배운 독특한 인물이다. 그의 두 번째 책인 『모든 여성은 같은 투쟁을 하지 않는다』은 흔히 ‘페미니즘 이슈’라 여겨지지 않는 젠트리피케이션이나 총기 문제, 의료 서비스 접근성, 식량 불안 등을 폭넓게 다룬다.

우리가 ‘여성’을 말할 때 트랜스 여성, 장애 여성, 빈곤층 여성이 간과되곤 하는 것처럼 켄들은 보편적 ‘여성’의 정의를 비판적으로 확장한다. 그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에서 ‘모두’는 누구일까? 거기서 누락된 이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들어야 할까?” 낯설고 불편할 수도 있는 켄들의 질문은 주류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날카롭고 직설적인 통찰로 이어진다. 

미키 켄들/이민경 옮김/서해문집/1만8000원

 

김현미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반비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이 책에서 삶의 태도로서의 ‘페미니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김 교수는 오랫동안 젠더 경제학, 이주, 환경 문제를 중심으로 여성의 일 경험을 연구했고, 청년들을 만나고 가르쳐온 내력 등을 녹여내 2030 여성들의 불안과 고민을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우선 최근 페미니즘이 부딪힌 고민과 과제들, 즉 생물학적 여성에 대한 강조와 분리주의, 피해를 증명하고 경쟁하는 문화, 능력주의 맹신 등 주요 쟁점을 짚는다. 최근 소비나 문화 향유를 통해 여성의 감각과 취향을 확인하는 ‘라이프스타일 페미니즘’이 부상하고 있지만, 저자는 이러한 태도에서 멀어져 보라고 권한다. 대신 삶의 태도와 지향점을 지켜나가는 의미에서 새로운 ‘통합적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배달 음식이나 상품화된 돌봄노동을 구매하기보다 직접 요리하고 생활공간을 관리해보기, 꾸밈 노동에서 벗어나기, 디지털 미디어가 아닌 내 몸의 속도에 맞는 대화와 만남을 늘려가기, 생태 위기를 고려하는 관점 갖기 등이다. 

김현미/줌마네 기획/반비/1만7500원

 

사라 아메드 『행복의 약속: 불행한 자들을 위한 문화비평』 

Ⓒ후마니타스

“행복이 당신이 어떤 종류의 존재이기 때문에 획득할 수 있는 것이라면, 행복함은 분명 부르주아적이다.” 퀴어 페미니스트 철학자인 사라 아메드가 ‘행복’의 메커니즘을 해부하며 그것이 어떻게 지배의 기술이 되는지 분석하고, 그 속에서 간과돼온 ‘불행한 자들’의 계보를 탐색한 책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 지배적인 ‘행복’은 ‘다른’ 주체가 무엇을 포기하게 하는가? 아메드는 우리 삶에서 무조건 좋은 것으로 여겨지는 ‘행복’ 개념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행복이 보통 미래를 보장하는 ‘약속’의 형태를 띠고, 대개는 사회적으로 이미 좋은 것이라 여겨지는 것들을 재확언함으로써 그것을 추구하는 좋은 주체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메커니즘은 행복의 경로에서 이탈한 이들, 차이를 가진 이들을 불행의 원인으로 재현함으로써 힘을 얻는다. 저자는 페미니스트, 이주자, 퀴어와 같은 불행(불운)한 주체들을 ‘행복한 가정과 국가’에서 소외된 ‘정서 이방인’으로 개념화하고 이들의 불행과 우울에 정치적 힘을 부여한다. 

사라 아메드/성정혜·이경란 옮김/후마니타스/2만3000원

 

김이경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한겨레출판

“여자들은 잃을 게 없으니 무서울 것도 없지요.”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 윤석남 화백과 김이경 작가가 3·1절과 3·8 여성의 날을 맞아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남자현, 정칠성, 이화림, 박자혜, 김옥련 등 여성 독립운동가 14명의 삶을 글과 그림으로 복원해냈다. 남성의 ‘조력자’가 아닌 투쟁가로서 남성보다 더 담대하고 끈질기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립운동을 이어나간 여성들의 이야기다. 노동운동가, 간호사, 비행조종사, 임시정부 주요 인사, 무장투쟁 운동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국 해방과 여성 해방을 위해 싸운 투사들이다. 익히 알려진 3인칭 역사 서술 방식을 탈피해 1인칭 시점, 인터뷰, 다큐멘터리, 편지 등 다양한 문학적 기법을 활용해, 한편 한편이 흥미진진하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 갤러리는 오는 4월3일까지 동명의 전시를 연다. 윤 화백이 그린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초상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김이경/한겨레출판/1만5000원

 

케이트 쇼팽 외 『실크 스타킹 한 켤레: 19, 20세기 영미 여성 작가 단편선』

Ⓒ문학동네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영미권 여성 작가 11명의 단편 소설 13편을 선별해 엮은 앤솔러지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는 과학기술과 대도시 중심의 소비 자본주의가 급격히 발달한 시기였다. 또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가치관이 무너지고 이성애적 관계나 결혼, 가족 제도 역시 흔들리며 여성의 삶에 커다란 변화가 찾아온 전환기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이상적 여성상에서 벗어난 여성을 일컫는 ‘신여성’이라는 말이 등장했고 동성애자나 크로스드레서, 논바이너리와 같은 퀴어 관련 논의도 전보다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를 살아간 여성 작가들은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문학으로써 증언했다.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가로 꼽히는 버지니아 울프부터 여성의 욕망을 파격적으로 다뤄 페미니즘 대표 작가 반열에 오른 케이트 쇼팽, 전통적 결혼 생활을 뿌리치고 여성운동에 뛰어든 샬럿 퍼킨스 길먼 등, 여성의 글쓰기를 깎아내리던 시대에도 창작을 멈추지 않은 이들의 선구적인 질문과 상상력은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해 보인다. 

케이트 쇼팽 외/정소영 옮김/문학동네/1만4000원

 

정현백 『연대하는 페미니즘: 호주제 폐지부터 탈코르셋까지 함께 쓰는 우리의 이야기』

Ⓒ동녘

“이 책은 영페미와 헬페미를 향한 나의 말 걸기다.” 역사학자, 시민운동가, 행정가로 활약해온 ‘올드 페미니스트’ 정현백 역사학자가 오늘을 살아가는 페미니스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한국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를 담아냈다. 성폭력방지 특별법 제정과 호주제 폐지 등 중요한 성과들부터 유리천장 문제와 탈코르셋 운동처럼 여전히 진행 중인 쟁점들, 그리고 여성 내부의 빈부격차와 통일 문제 등 앞으로 더욱 관심이 필요한 이슈까지 폭넓게 담아냈다. 역사가의 눈으로 근현대사 속 한국 페미니즘 운동의 흐름을 아우르면서, 그 역사만큼이나 질기고 긴 연대를 그려낸다. 저자는 일제강점기 여성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대동강 을밀대 지붕에 올라갔던 노동자 강주룡과, 그로부터 80년 뒤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조선소 크레인에 올라가 309일을 버틴 노동자 김진숙이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또 100년 전 선구적인 페미니스트로 살다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나혜석과,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의 고통을 보여주는 ‘김지영’의 이야기가 이어져 있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서로 이어지는 페미니즘 운동의 궤적 안에서 저자는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발견해보자고 손을 내민다.

정현백/동녘/1만6000원

 

바네사 스프링고라 『동의』

Ⓒ은행나무

‘프랑스 문단 미투 운동의 신호탄이 된 소설’이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프랑스 유명 작가인 가브리엘 마츠네프가 저지른 성 착취와 가스라이팅을 고발하면서, 진정한 ‘동의’란 무엇인지 묻는 소설이다. 저자는 프랑스 유명 문학 출판사인 쥘리아르의 바네사 스프링고라 대표다. 50대 남성 작가가 어떻게 자신의 위계를 악용해 미성년 여성을 가스라이팅하고 성착취했는지 폭로한다. 성폭력 사건을 자유로운 사랑 행위로 용인하고 부추긴 프랑스 문단과 지식인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자, 선배 작가에게 자신의 이야기와 글을 약탈당했던 한 작가의 정당한 문학적 대답이라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전 세계 20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됐고 29주간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바네사 스프링고라/정혜용 옮김/은행나무/1만 4000원

 

장영은 『여성, 정치를 하다: 우리의 몫을 찾기 위해』

Ⓒ민음사

정치란 ‘몫 없는 이들의 몫’을 찾는 과정이다. 성취와 좌절의 순간을 쌓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 여성 정치인 21명의 여정이 이 책에 담겨있다. 임신 중단 합법화를 이뤄낸 시몬 베유부터 로자 파크스, 앙겔라 메르켈, 미셸 오바마, 오리아나 팔라치, 차이잉원 등, 남성적 권력으로 이해되던 정치를 여성적 관점에서 재구성한 인물들을 톺아본다. 여성이 교육받을 권리, 일할 권리, 자신에 몸에 일어나는 일을 스스로 통제할 권리 등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을 싸워서 쟁취한 여성들의 역사다. 시위 현장에서 통기타를 메고 노래 부르는 포크 가수 존 바에즈, 세계적인 어린이문학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독일 미술가 케테 콜비츠 등 자신이 선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는 데 앞장선 인물들도 함께 조명한다. 장영은 연구자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분투해 온 여성들의 삶을 복원해내는 작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과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에 이어 이번에는 세계 각국 여성 정치인들의 입체적인 이야기를 엮어냈다.

장영은/민음사/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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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희 2021-03-12 14:55:54
여성의 날을 맞아 페미니즘 책들을 많이 알고갑니다. 여성의 날이라 함은 장미와 빵을 받는 날이자 여성들의 권리를 되찾은 날이기도 하지요. 추천받은 책들을 잘 보고 구입해야겠습니다.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