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40.7%, 코로나19로 인한 긴급한 돌봄노동 수행
업무·부서변경, 낮은 고과평가, 진급누락 등 직접적 차별경험,
또한 자녀를 둔 여성…진급에 있어서 직급별 평균 4년 더 소요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에서 긴급하게 이뤄지는 돌봄으로 인해 여성이 남성보다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에 대한 우려를 더 많이 느끼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여성본부와 중앙연구원은 3·8 여성의 날을 기념해 노총 산하 공공연맹과 공공노련, 금융노조, 항공노련, 의료노련의 남녀 조합원 653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평등 조직문화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긴급한 가족돌봄이 지속될 경우 직장 내에서 불이익당할 것을 우려하는 비율은 여성이 70%에 달해 남성(53.8%)에 비해 16.2%p 높았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양육 경험은 성별간 큰 차이가 없었다. 응답자의 40.5%가 코로나19 사태로 가족 돌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남성은 40.2%, 여성은 40.7%였다.
육아 등 돌봄의 책임을 떠맡으면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직장 내에서 진급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었다. 여성이 남성과 같은 직급으로 진급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3년 길었는데, 직급이 높을수록 진급에 소요되는 기간 격차가 벌어졌다. 대리급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1.0년 느린 반면 과장급은 1.1년, 차장급은 1.6년, 부장급은 1.5년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녀를 둔 여성은 남성뿐 아니라 자녀가 없는 여성에 비해서도 대리급 4.2년, 과장급 4.2년 진급이 더뎠다.
한국노총은 "여성은 직장 내에서 남성에 비해 진급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자녀를 둔 여성은 여러 상황적 요인으로 인해 가장 취약한 집단임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진급이 어려운 현실로 인해 현재 일자리에서 최종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직급도 남성에 비해 낮았다. 남성의 절반 가까이(46.6%)는 부장급 이상을 기대하는 반면 여성은 29.5%에 그쳤다. 반면 여성의 41.9%가 최종적으로 과장급 이하에 그칠 것으로 보는 반면 남성은 그 비율이 24%였다. 특히 금융업에서 이러한 성별 격차가 심각했다. 특히 금융업에서 이러한 성별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남성 중 58.8%가 부장급 이상(부장/이사)을 기대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나, 여성은 28.6%에 그쳤다. 반면 기대직급이 비교적 낮은 과장급 이하(사원/대리/과장)인 비중은 남성은 3.9%였으나 여성은 35.0%에 달했다.
한국노총은 “민간부문의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확대, 가족돌봄으로 인한 직장 내 불이익 금지, 직장 내 조직문화 실태 점검, 돌봄의 사회화 정책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