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서 '침팬지와 나의 삶' 주제로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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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박사' 제인 구달(69)이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초청으로 지난 8일 방한했다. 1960년 동아프리카 케냐 연안에 도착한 뒤 인간으로서는 처음으로 침팬지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한 구달 박사는 오랜 관찰 끝에 침팬지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세상에 공개했다.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침팬지와 같은 동물들도 도구를 사용하며 저마다 성격을 갖는다는 사실. 40여 년간 탄자니아의 곰비 국립공원에서 야생 침팬지를 연구해 온 구달 박사에게 침팬지는 삶이자 파괴되어 가는 자연 자체로 자리잡았다.

마침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는 구달 박사의 방한을 기념해 '침팬지와 나의 삶'이란 주제로 공개 강연회가 진행됐다. 한국영장류연구소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주최로 지난 11일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는 침팬지에 대한 독특한 연구 방식과 한국 영장류연구소의 필요성, 구달 박사가 펼치고 있는 환경운동의 내용이 상세히 소개됐다. 또한 야생 침팬지의 실태와 아프리카의 밀렵 현장, 침팬지 고아의 모습을 담은 자료화면이 상영됐다.

구달 박사는 침팬지 가족의 이름과 관계를 비롯해 화면 하나하나에 상세한 설명을 붙여가며 “침팬지가 아프리카 전역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역설했다.

그는 “아프리카의 문제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인구와 다른 한편의 지속가능하지 않은 생활태도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라며 “다국적 기업의 벌목으로 인해 사라져 가는 나무는 가난, 배고픔, 질병의 악순환을 불러 올 것”이라 경고했다. 또한 “후손들에게 파괴된 자연을 물려주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라며 “지금까지 우리가 환경에 대해 저질러 온 범죄를 인식하기만 하면 변화는 가능하고 자연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 강조했다.

이의 일환으로 구달 박사는 아프리카 내의 보존과 개발프로그램 등 자연보호에 대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환경, 동물,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루츠 앤 슈츠(Roots and Shoots)'프로그램을 전세계 87개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다. 1991년 18명의 아프리카 젊은이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전세계 6,000여 개 모임의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그는 “빈부격차의 심화로 인해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꿈을 잃고 폭력적으로 변해 가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희망인 루츠 앤 슈츠 프로그램에 한국의 젊은이들도 활발히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침팬지 연구와 자연보호 활동에 대한 업적으로 1995년 영국 왕실로부터 국가훈장(CBE 작위)을 받은 구달 박사는 2002년 유엔으로부터 평화의 대사로 위촉된 바 있다. 또한 세계 환경 보전을 위해 전세계를 순방하며 매년 100회 이상의 강연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말로 번역된 <제인 구달의 생명사랑 십계명>(바다출판사), <인간의 그늘에서>(사이언스북스), <희망의 이유>(궁리) 등 60여 권이 있다. 최근 동료 마크 베코프 박사와 <제인 구달의 생명사랑 십계명>(바다출판사)을 펴낸 구달 박사는 방한 기간 동안 교보문고와 서울대에서 출판 기념 사인회를 연 뒤 공개 강연회와 용인 에버랜드의 영장류 시설 탐방을 마치고 지난 12일 출국했다.

임인숙 기자isim123@womennews.co.kr

<제인 구달의 생명사랑 십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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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행동학의 권위자 제인 구달 박사와 동료인 마크 베코프 박사가 함께 집필한 책. 구약성서 속의 십계처럼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책임 있는 실천을 촉구하는 십계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과 인간, 동물과 생태계의 미래에 대한 이해와 실천의 산물인 이 책에서 저자들은 동물들도 각자 개성과 감성을 갖는다는 사실과 그들도 동물세계의 일원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가 동물 사회의 일원인 것을 기뻐하자'는 '제 1계명'에서 결국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마지막 계명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동물(더 크게 확대하면 '자연')과 사람의 차이는 고작 한끝 차이라는 것, 조금 더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인간이 동물을 '돌볼' 권리는 있으되, '다스리거나''학대'하는 주인 역할을 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주지시킨다.

제인 구달 외·최재천 외 옮김/바다출판사/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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