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데이비드 영국 노동당 의원, 인디펜던트지 기고
“한국, ‘위안부’ 문제에는 앞장서면서
베트남전 한국군 성폭력 혐의는 인정 안해”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지에 기고한 웨인 데이비드 영국 노동당 의원의 글. ⓒ인디펜던트 웹사이트 갈무리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지에 기고한 웨인 데이비드 영국 노동당 의원의 글. ⓒ인디펜던트 웹사이트 갈무리

웨인 데이비드 영국 노동당 의원이 한국 정부가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성폭력 혐의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영국 매체에 기고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영국의회 베트남관련초당적의원모임'(APPG 베트남) 의장인 데이비드 의원의 '이제는 한국이 베트남에서 성폭력 혐의를 인정할 때'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게재했다.

데이비드 의원은 한국이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사과를 받기 위해 수십 년간 노력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가 발뺌하는 동안 피해자 상당수가 이미 사망했다고 썼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렇게 '위안부' 문제에 앞장서고 있지만,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성폭력 의혹에 관해서는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며 “한국은 베트남군 관련한 혐의를 인정하지도 않았고 조사를 주도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희생자 집단은 인정하고 지원하는 한편 다른 집단은 무시하는 행위는 선택적 정의”라고 비판했다.

또 베트남전에서 한국 군인 등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수만 명에 달하고, 당시 12∼13세 아이도 있다면서 “강간, 성폭력, 강압은 슬프게도 너무나 오랫동안 무력분쟁의 특성이었다”, “여성과 소녀에 대한 끔찍한 학대는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수십 년 동안 피해자들에게 고통과 수치심을 주며 낙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행위를 통해 태어난 아이들인 '라이따이한'(베트남어로 ‘혼혈’이라는 의미)들은 출생에 관해 오명을 뒤집어쓰고 평생 낙인에 시달리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영국 의회 초당적 모임의 일원으로 *** 웨인 데이비드 의원 ⓒ웨인 데이비드 이원 홈페이지 갈무리
'영국 의회 베트남 관련 초당적 의원모임'(APPG 베트남) 의장인 웨인 데이비드 의원 ⓒ웨인 데이비드 의원 홈페이지 갈무리

데이비드 의원은 '라이따이한'들을 직접 만나 보니 사회 주변부로 밀려나 저소득 농촌 지역에 살고 교육 등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라이따이한들은 한국 정부에 인정, 조사,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고, 피해 여성들은 금전이 아닌 도덕적 보상을 바라고 있으며, 사과를 받고 나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고문 말미에 그는 “한국의 좋은 친구들이 군인 성폭력 혐의를 인식하고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를 통해 노년 여성들에게 정당한 평화를 선사하고 한국의 가치를 드높이며 세계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한국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 다음으로 가장 큰 병력 공헌국으로, 32만 명을 전쟁에 투입한 바 있다. 영국 시민단체 ‘라이따이한에게 정의를(Justice for Lai Dai Han, JLDH)’에 따르면 당시 강간과 성폭력을 당했던 베트남 여성 중 800명 정도가 생존해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