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책임지는 유권자’가 좋은 선거를 만든다
[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책임지는 유권자’가 좋은 선거를 만든다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21.03.03 13:07
  • 수정 2021-03-03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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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지하철 충무로역 3호선 오금행 승강장에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홍보 대중교통 래핑이 설치돼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2일 서울 지하철 충무로역 3호선 오금행 승강장에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홍보 대중교통 래핑이 설치돼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 달 남짓 남았다. 정치권은 선거에 나설 후보 선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당원들과 일반 여론조사를 반반씩 섞은 여론조사에서 69.6%를 얻어 경쟁자인 우상호 의원(30.4%)에게 압승을 거두었다. 박 전 장관은 후보수락 연설을 통해 “서울시 대전환, ‘21분 콤팩트 도시’에 넓고 깊은 해답이 있다”며 “평당 1000만원대 반값아파트로 서민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앞당기는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원팀이 돼 안정적으로 서울시민에게 행복을 돌려드리겠다”며 “앞으로의 100년은 서울이 디지털경제 수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0년 넘은 낡은 공공 임대주택 단지부터 당장 재건축을 시작하겠다” “청년·소상공인에게 화끈한 5000만원 무이자 대출로 희망의 사다리를 놓겠다” 등 다양한 공약도 제시했다.

박영선과 안철수, 그리고 국민의힘

박 후보의 서울시장 도전은 2011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다. 2011년 10월 보궐선거에 출마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지만 야권 통합 경선에서 당시 무소속으로 나온 박원순 전 서울시장(52.2%)에게 6.6%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2018년 지방선거 때에도 박 전 시장에게 다시 패배했다. 최근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는 양자간·다자간 대결에서 박 후보가 야권의 누구와 맞붙어도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제3지대 단일화’을 위한 ‘100%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큰 이변 없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을 제치고 승리했다. 안철수 후보가 안고 있는 핵심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국민의힘 후보와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를 할 것이냐, 그리고 최종 야권 후보가 된다면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기호 2번으로 출마할 것이냐 여부다. 든든한 조직력을 앞세운 국민의힘은 일회성 여론조사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후보 선출에 참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안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문항은 또 다른 뇌관이다. 국민의힘은 적합도(“야당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느냐”)를 선호하는 반면, 국민의당은 경쟁력(“누가 가장 경쟁력이 높다고 생각하느냐”)에 비중을 두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하면 단일 후보는 당연히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한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가 최종 후보가 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국민의당의 기호 4번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제1야당의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할 것인지 묘수를 찾는 것이 큰 변수다.

“작년 4·15 총선처럼 돼간다”

이런 와중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돼서는 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기호 2번(국민의힘)이 아니면 선거운동을 해줄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 최근 일각에선 4월 보궐선거가 “작년 4·15 총선처럼 돼간다”고 우려하고 있다. 작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는 막대한 코로나 재난지원금(14조)을 약속했는데, 이번에도 20조원 규모의 4차 재난지원금이 선거직전에 지급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해야 하나?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공약중심의 정책선거로 이끌어나가고자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이 펼쳐졌다. 후보자가 선거과정에서 자신이 고안한 공약의 실현을 위한 재정적 근거와 로드맵을 유권자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매니페스토는 각종 공약사업의 우선순위와 사업 목표와 방향, 구체적인 달성을 위한 일정 계획, 재원 마련방안 등을 명확히 기입한 것으로 선거에서 유권자 투표 선택의 중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4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 재난 지원금 등이 후보 선택의 기준이 되면 정책 선거가 될 수 없다. 후보자는 자신의 공약을 매니페스토로 제시하고, 유권자는 후보자간 매니페스토를 비교 판단하여 적격인 후보자를 선출함으로써 정책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 단언컨대, 자신이 던진 한 표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유권자가 좋은 선거를 만들고 좋은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여성신문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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