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필요∙요구에 부응하는 지원 해야"

올해 7월 6일, 제주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 남학생이 수업 중 담임교사를 불법촬영하다가 붙잡혔다. 피해 교사는 뒤늦게 이 사실을 언론에 알리기로 했다. 자신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겪은 문제들을 알려 개선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Pixabay
 ⓒPixabay

학교가 아닌 사회를 선택한 아이들, '학교 밖 청소년'으로 불리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이란 9~24세 사이 장기결석, 취학의무 유예, 제적, 퇴학, 자퇴 등의 이유로 초·중·고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뜻한다.

'학교 밖 청소년' 수는 4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학교 밖 청소년의 규모를 추산하는 공식적인 수식은 없고 국가교육통계센터 ‘학업중단 현황' 자료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전체 학령기 청소년 수에서 재학생 수와 해외 유학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 수를 제하는 식이다. 

전체 학생수는 2016년 608만8827명에서 2020년 545만2805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2016년 4만7070명이었던 학업중단 청소년은 2020년에는 5만2261명으로 늘어났다.

매년 5만명 가량의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고등학생의 학업 중단률은 2016년 1.4%에서 2020년 1.7%로 증가했다.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의 증가는 ‘기타 사유’에 의한 자퇴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8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두는 시기는 고등학교 때가 가장 많고, 그 다음 중학교, 초등학교의 순으로 특히 고등학교 1학년이 가장 높았다.

학교를 그만둔 이유는 '학교에 다니는 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 가장 많았다.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 둘 당시 고민을 의논한 상대는 부모, 친구, 학교 선생님 순이었지만 10명 중 1명 이상 '의논 상대가 없었다'고 응답했다.

그만둔 후 후회하는 점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높았다.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 편견, 무시였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학교밖청소년법)'에 따라 국가와 각 지자체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가족부는 전국 220여곳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을 통해 청소년 상담지원, 교육지원, 직업내험 및 취업지원, 자립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밖 청소년 규모에 비해 지원을 받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의 수는 꿈드림 센터 이용자 수를 기준으로 2019년 4만8250명에 불과했다.

꿈드림 센터에 다니는 청소년들은 그나마 나은 환경에 있는편이고 훨씬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은 센터에 다닐 여건조차 되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생계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꿈드림 센터에 다닐 수가 없고, 꿈드림 센터가 거리상 너무 멀고 교통비 등이 여의치 않아 다니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불이익도 있었다.

만 9세 이상 만 18세 이하의 청소년은 공적 신분증인 '청소년증'을 발급 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18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들이나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기관에서 이를 알지 못해 성인요금을 지불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버스 승차나 공원 입장 시 학생증이 없어 요금을 더 많이 내야 했다거나, 공모전 참가 제한, 취업 자격 제한, 대학 진학 시 내신 관련 제한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청소년 증 발급 건수는 18만2644건이다.

이는 학교 밖 청소년 추정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청소년증은 학교 밖 청소년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학교 밖 청소년의 발급 받은 건수는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입법조사처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학교 밖 청소년들의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며 "적절하고 효율적인 지원은 학교 밖 청소년이 안전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는 삶의 기반을 마련해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