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대상 증오범죄, 최근 11개월간 420건
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 등 증오범죄 규탄 결의안 제출

아시아계 노인을 밀쳐 넘어뜨리는 증오범죄 현장 ⓒKPIX CBS SF Bay Area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노인을 밀쳐 넘어뜨리는 증오범죄 현장 ⓒKPIX CBS SF Bay Area 유튜브 영상 캡처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 혐오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 사건이 하루에 한 건꼴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아시아 인권단체 연합기구인 '아시아 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A3PCON·이하 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증오범죄 양상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개월 동안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증오 범죄 피해 사례가 접수됐고, 한인 대상 증오 범죄 사건은 전체 증오범죄 사건(2천800건)의 15%(420건)에 달했다. 중국계(4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아시아계 상대의 전체 증오범죄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언어폭력(45%) 비중이 가장 컸다. 서비스 거부(22%), 적대적인 신체 접촉(10%), 고의적인 기침과 침 뱉기(8%) 등이 뒤를 이었다. 

증오 범죄가 발생한 장소는 약국과 식료품점 등 개인 사업장(38%), 공공장소와 길거리(22%), 공원(12%), 대중교통(8%) 순으로 나타났다.

위원회 소속 만주샤 컬카니 변호사는 "혐오범죄와 인종차별 대다수는 아시아 이민자가 많은 캘리포니아와 뉴욕에 집중됐다"며 "최근에는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 아시안에게 호의적인 지역에서도 신고가 접수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퀸스 플러싱의 폭행 사건 피해자의 딸 매기 케일라 청이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렸다. ⓒ케일라 청 인스타그램 캡처
16일 뉴욕시 퀸즈 플러싱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여성 폭행 사건 피해자의 딸 매기 케일라 청이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렸다. ⓒ케일라 청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6일 뉴욕에선 아시아계 여성을 겨냥한 폭행 사건이 하루에만 3건이나 벌어졌다. 지난달 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84세 태국계 남성이 산책길에 공격을 받아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뒤 숨졌고, 오클랜드에서도 91세 아시아계 남성이 증오범죄 표적이 돼 크게 다쳤다. 

연방의회도 대응에 나섰다. 한국계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공화당·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케이티 포터(민주당·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함께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아시아·태평양 주민에 대한 거부 정서를 표출하거나 인종차별과 인종적 편협함을 드러내는 모든 표현을 규탄하고, 증오범죄에 신속하고 강력한 조사와 함께 가해자에게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도록 촉구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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