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세대 구실손 보험료 인상 예고

7월 판매 앞둔 4세대 실손보험에 과거 상품 보험료 인상 허용 지적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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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손의료보험 갱신을 앞둔 가입자 일부가 '보험료 갱신 폭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준화 실손보험(2세대)과 구(舊)실손보험(1세대) 갱신을 앞둔 가입자들의 경우 보험 갱신시 그간의 인상률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누적 인상률이 5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표준화 실손 보험료는 지난달 10~12% 선에서 인상됐다.

지난해와 2019년에는 각각 9%, 8%대가 올랐으며 2018년에는 동결됐다.

2017년에는 회사별 편차가 커서 많게는 20% 이상 오르기도 했다.

보험사가 5년간 10%씩 네 차례 보험료를 인상했다고 가정할 경우 누적 인상률은 46%에 달한다.

구실손보험의 보험료는 4월부터 15∼19% 인상할 방침이다.

구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팔리고 단종됐으며, 표준화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돼 1925만 명이 가입했다.

3∼5년 주기로 갱신하는 1∙2세대 실손보험 특성상 올해 갱신을 앞둔 가입자는 그동안 인상률이 누적돼 ‘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

구실손보험은 보험료가 동결된 2018년을 빼고 매년 10% 안팎으로 올랐다. 올해 인상분을 더하면 5년간 누적 인상률은 평균 53∼58%에 이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실손의료보험의 위험손해율은 전년 동기대비 2.6%p 증가한 131.7%로 집계됐다.

2019년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34%으로, 2016년(131.3%)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위험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수치로, 100%를 넘으면 가입자가 낸 돈보다 보험금으로 타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이 1, 2세대 실손보험료를 대폭 올리는 것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전체 실손보험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평균 131.7%다.

보험료로 100만 원을 받으면 보험금으로 131만7000원이 나갔다는 뜻이다. 특히 1세대(142.9%), 2세대(132.2%) 손해율이 더 높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치료비가 비싼 비급여 항목의 보험금 청구가 갈수록 늘어난 데다 일부 가입자가 보험금을 과다하게 받아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험료 인상은 업계 자율이긴 하지만 실손보험은 국민 5명 중 3명이 가입한 만큼 금융당국이 사실상 지침을 준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었지만 누적되는 적자를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두 자릿수 인상을 허용했다.

금융당국 주도로 7월 선보이는 4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앞두고 과거 상품의 보험료 인상을 허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5년 주기로 실손의료보험을 갱신하는 가입자의 경우 그간의 누적된 인상률이 반영되면서 보험료 인상률이 클 수 밖에 없다"며 "보통 보험료가 30~50% 오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 표준화 이전에 판매된 구실손보험, 2009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 2017년 4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해 신실손보험, 착한실손으로 불리는 3세대 실손보험 등 총 3가지 종류로 나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구실손보험 가입자수는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24.9%에 해당하는 867만명이다. 표준화 실손보험은 전체 가입자의 54.7%에 해당하는 1902만명이 계약을 유지 중이다. 신실손보험은 656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18.9%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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