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한다] 체벌이 학교폭력 예방법?
[이렇게 생각한다] 체벌이 학교폭력 예방법?
  • 고유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 승인 2021.02.26 15:45
  • 수정 2021-02-26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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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인기 웹툰 ‘참교육’ 비판
학교폭력 가해자를 폭력으로 다스리면
학교폭력 대응·예방 가능할까
오히려 체벌 정당화·폭력적 학교문화 조성해
4일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는 공식 홈페이지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웹툰 ‘참교육’이 교사의 폭력을 합리화하고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아수나로 페이스북 페이지
지난 1월 4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공식 홈페이지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웹툰 ‘참교육’이 교사의 폭력을 합리화하고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아수나로 페이스북 페이지

‘체벌금지법 도입 이후 교사들은 학생들을 지도하기 대단히 어려워졌다.’

이는 네이버 인기 웹툰 ‘참교육’ 첫 화에서 소개된 웹툰 속 ‘교권보호법’의 제정 배경이자 필요성이다.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교직원에게 폭언이나 폭행 등을 일삼는 학생들을 체벌하는 내용인 것처럼 시작되지만, 사실상 체벌이 금지되자 교사가 생활지도를 포기함으로써 학교폭력 문제가 방치되면서, 교권보호국 소속 공무원이라는 새로운 주체가 학교폭력 가해자를 직접적 체벌로 지도한다는 내용이다.

학교폭력은 시대를 막론하고 꾸준한 사회 이슈이며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 스토킹, 사이버 괴롭힘, 금품 갈취 등의 형태에는 시대별, 그리고 학교별로 발생하는 비율의 차이가 존재한다. 현재 시·도교육청에서 발표한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0.9%, 2018년 1.3%, 2019년 1.6%로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3년 연속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2019년 대비 0.7%p 감소했지만, 사이버 폭력의 비중은 증가한 모습을 보여줬다.

미디어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사례는 매우 많지만 ‘참교육’과는 소재 표현에 있어서 명백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최근 방영한 웹툰 원작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능력을 얻어 직접 가해자를 물리치는 모습, 학교폭력 사실을 은폐하는 권력에 대한 비판 등을 다뤄 많은 사람들이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외에도 사교육에 대한 문제 제기와 동시에 이러한 교육 시스템 속에서 스스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린 ‘스카이 캐슬’, 마찬가지로 사교육을 비롯한 전반적 교육 제도의 문제점으로 인해 나타나는 학교 현장의 모습과 사건의 흐름에 따라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성을 표현한 ‘블랙독’ 등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권력, 폭력 등을 통해 한 주체가 다른 주체를 제압하며 학교 안 문제를 해결해나가서가 결코 아니다. 

학교에는 명백히 수직적 권력 관계가 작용하고 있다. ‘참교육’은 웹툰 속 주인공을 통해 결국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서 권력을 가진 존재가 그 힘을 휘두르는 것이 평화로운 학교를 만든다는 것, 체벌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함으로써 다른 학생과 교사들을 무능한 존재로 만든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지난 1월 4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공식 홈페이지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웹툰 ‘참교육’이 교사의 폭력을 합리화하고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아수나로
지난 1월 4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공식 홈페이지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웹툰 ‘참교육’이 교사의 폭력을 합리화하고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아수나로 페이스북 페이지지

또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에서 연재되고 있는 웹툰인 만큼, 민감한 이슈인 ‘체벌’을 정당화하고 교내 폭력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등의 부분도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학교폭력 가해자를 체벌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여론도 있지만, 이 웹툰은 가해자들만을 체벌의 대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성적에 따라 급식을 차별적으로 배식하고 단체 기합을 주기도 한다. 

웹툰 ‘참교육’에서 보여주는 체벌의 모습은 결코 판타지가 아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등이 2019년 진행한 학생인권 실태조사에서 ‘교사에 의한 손발이나 도구를 활용한 체벌’이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16.5%였다. ‘교사에 의한 ’앉았다 일어서기‘, 오리걸음, 엎드려뻗쳐, 손들고 서 있기, 무릎 꿇기 등 신체적 고통을 야기하는 체벌’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4%였다.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체벌은 존재하며, 기분 나쁜 말이나 머리를 툭 치는 등의 간접적이며 얕게 스며든 체벌은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정도에 상관없이 고통이나 불편을 초래하는 의도로 물리력을 사용하는 모든 벌을 체벌이라 정의하고 있으며 ‘육체적 처벌의 사용이 아동의 고유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체벌이 금지된 이유는 수많은 학생, 그리고 아동이 이로 인해 다치고 사망하는 사건들이 발생했으며 이는 명백한 인권 침해이기 때문이다.

폭력은 학교폭력 예방법, 대처법이 절대 될 수 없을뿐더러 교육적 효과 또한 없다. 학교폭력 문제가 줄어들지 않고 가해자들이 마땅한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체벌이 금지돼 학생의 인권이 보호되기 때문이 아닌, 학교에서 이뤄지는 형식적이며 효과 없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 학교의 명성과 체면을 위해 사실을 묵인하거나 약하게 처벌하는 행태 등 현 교육 시스템, 학벌주의의 한계, 그리고 2차 피해에 대한 대책 부족 등이 낳은 문제다. 소재 자체가 인권 침해적이며 표현 역시 가학적인 웹툰은 그 자체만으로도 청소년에 대한 폭력이다.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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