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초 1~2년, 매일 등교
학부모는 조마조마 불안감
유은혜 “우려 안다…안전 개학 총력"

교육부가 저학년 등교 확대 방침을 내놨다. 3월2일 시작되는 신학기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매일 등교할 수 있다.  ⓒFreepik
교육부가 저학년 등교 확대 방침을 내놨다. 3월2일 시작되는 신학기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매일 등교할 수 있다. ⓒFreepik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김소리 어린이는 학교 갈 생각에 벌써 신났다. 지난해 유치원 친구들은 거의 만나지 못했고, 졸업식도 온라인으로 했다. 올해는 학교에 간다. 김 어린이 같은 초등 1~2학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매일 등교한다.

노란색을 좋아하는 소리는 엄마아빠에게 노란 책가방과 텀블러 등을 사달라고 조른다. 엄마 최선혜(36) 씨는 “아이도 집에만 있는 게 지겨웠을 것이고, 저희는 맞벌이 부부라 등교가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는 안전하게 오래 학교에 다닐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1월28일 교육부가 저학년 등교 확대 방침을 내놨다. 3월2일 시작되는 신학기부터 적용된다. 보호자들은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내비쳤다. 맞벌이 부모나 한부모 가족 등은 등교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지만, 집단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등교 선택권을 달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교육부, 돌봄공백 등 고려해 결정...등교 선택은 불가
반응 엇갈려 '전학년 등교' VS '가정 선택권 '

28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8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교육부의 ‘2021년 학사 운영 지원방안’을 보면,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매일 등교할 수 있다. 돌봄공백 등을 해소하기 위해 2단계까지는 학교 밀집도 원칙(3분의 1) 적용 대상에서 이들 학년을 제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더라도 지난해 같은 개학 연기 사태는 없다.

보호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진해에 사는 진나래(33·가명) 해군 중사는 마음이 불안하다. “둘째가 초등 1학년, 큰애가 초등 2학년이라서 학교 보낼 준비에 바쁜데요. 안전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학교에 보내고 출근하면 마음이 좀 놓이지만, 집단감염이 계속되는데 등교 확대는 이른 결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만일 상황이 또 심각해지면 학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죠. 저는 진급을 위해서 최대한 휴가를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정 필요하다면 올해는 육아휴직을 하고 애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입니다.”

반면 프리랜서 번역가 황미혜(38) 씨는 “등교 확대에 무조건 찬성한다”고 했다. “학교란 아이들이 다른 사람과 만나 어울리는 법, 예의, 협동 정신 등을 배우고 발달시키는 곳이잖아요. 그 나이 애들답게 우다다 마음껏 뛰어놀면서 몸도 마음도 튼튼하게 가꿀 때인데 참 안타까웠죠. 생각보다 아이들은 방역지침을 정말 잘 지키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어요. 저처럼 집에서 일하면서 아이 삼시 세끼를 다 챙겨야 하는 보호자들의 괴로움도 덜 수 있다면 좋겠고요.”

초등학교 2학년 김두리 군 아버지 김형민(36) 씨는 안도와 걱정이 교차한다. “학교 내 집단감염을 우려하지 않는 보호자가 있을까요. 그래도 아이들이 제대로 수업을 받고, 친구들도 사귈 수 있다면 그게 최고죠. 프리랜서인 아내가 집에서 아이들까지 돌보려니 너무나 힘들어해서 제가 6개월간 육아휴직을 했는데요. 올해는 방법이 없어서 큰돈을 들여서 베이비시터를 부를까 고민 중이었어요. 정부에서 등교 방침을 발표하면서 한숨 돌렸죠. 방역수칙 잘 지키면서 계속 등교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학교 등교와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도 이달 들어서만 10여 건 올라왔다. “등교 확대해야”와 “가정에 선택권 달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양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 캡처
학교 등교와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도 이달 들어서만 10여 건 올라왔다. “등교 확대해야”와 “가정에 선택권 달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양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 캡처

학교 등교와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도 이달 들어서만 10여 건 올라왔다. “초등학교 1~2학년만 매일 등교가 아니라 전학년 등교일수를 최대로 확보해달라”는 청원에는 21일 0시 기준 2000여 명이 동참했다. 청원인은 “초, 중, 고등학교 교육은 어느 학년이나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저학년 학생은 긴급돌봄이 있지만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 학생들은 그냥 방치되고 있다. 저학년 학습내용은 가정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지만, 고학년은 부모가 개입하기도 어렵고, 학습내용도 어려워지므로 대면수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런가 하면 “선택 등교권을 가정에 달라”는 청원도 진행 중이다. 이 청원인은 “작년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매번 바뀌는 등교정책으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공부보다 건강을 지키려는 가정도 있고, 맞벌이 등으로 꼭 등교를 해야 하는 가정도 있다. 각 가정에 맞게 선택 등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21일 0시 기준 2000여 명이 참여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시도부교육감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시도부교육감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유은혜 장관 “등교확대 우려 안다…안전 개학 총력"

교육부는 등교 선택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단, 지난해처럼 ‘가정학습’ 명목으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면 각 교육청이 제시한 일자까지 등교하지 않고도 출석 인정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개학 후 2주간 코로나19 특별 모니터링이 실시된다. 학교 방역전담 지원 인력 5만4000명이 배치되며, 학교 내 방역 물품은 마스크의 경우 학생 1명당 11매, 손소독제는 학급당 12통이 비축됐다. 학생들은 신학기 개학 일주일 전부터 건강 상태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전국 단위 모집학교의 기숙사 입소생은 입소 전 무료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1일 "등교수업 확대를 염려하는 학부모님들의 걱정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방역당국을 포함해 관계부처, 시·도 교육청, 학교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학생들이 안전하게 배움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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