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여고 #스쿨미투 가해교사 1심 법정구속…“피해자 고통 비하면 낮은 형량”
용화여고 #스쿨미투 가해교사 1심 법정구속…“피해자 고통 비하면 낮은 형량”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02.19 13:17
  • 수정 2021-02-22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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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1년6개월 선고
사건 발생 이후 10여년 만
19일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 한국여성의전화가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서 피해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진혜민
19일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 한국여성의전화가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서 피해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진혜민

법원이 용화여고 #스쿨미투 가해교사에게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건 발생 이후 10년 만에 나온 법원의 첫 판단이다.

피해자 지원 단체는 “한 개인이 아닌 위력에 의한 학내 성폭력을 감옥에 보낸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고통에 비하면 형량이 낮다”는 입장이다.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11부(마성영 부장판사)는 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전직 용화여고 교사 A씨(57)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한 성폭력 치료 교육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각 5년을 명령했다.

A씨는 2011년 3월부터 2012년 9월 학교 교실과 생활지도부실 등에서 강제로 제자 5명의 실체 일부를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 A씨가 허리, 허벅지, 성기 부분 등을 손으로 치고 속옷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재판에서 기억이 나지 않고 그러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날 “당시 피해자들이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은 것은 나이가 어렸고 피고인이 담임 교사라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다”며 “피고인의 행동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고 추행 중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초범인 점과 오래된 범행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그 당시 아동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벌금형도 가능한데 범행 내용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9일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 한국여성의전화가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서 피해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진혜민
19일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 한국여성의전화가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서 피해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진혜민

1심 선고 이후 법원 앞에서는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 한국여성의전화가 피해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용화여고를 생각하면 (그 당시) 공부했던 재학생들에게 미안하지만 (창문 미투 등) 동조에 감사하다”며 “학교에 다시 가보니 학생들이 선생님의 팔을 붙잡고 웃고 있었다. 그래도 (용화여고 스쿨미투) 덕분에 학교 현장이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오늘이 학생과 교사가 멀어지는 일을 없애고 남성과 여성이 적대시하지 않는 데 일조했다고 믿는다”며 “우리의 용기뿐 아니라 다수의 시민단체 인연으로 만들어진 우리의 오늘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발 이후 33개월…피해자들의 고통에 비하면 너무 낮은 형량”

형량이 낮다고 규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다슬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정책팀장은 “징역 1년 6개월은 피해자의 고통을 생각하면 부족하다”며 “지금까지 고발 이후 3년여 긴 시간이 흘렀다. 오늘의 판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이 전국에 영향을 미쳤듯 다른 가해자들에게도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19일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 한국여성의전화가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서 피해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진혜민
19일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 한국여성의전화가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서 피해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진혜민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도 오늘 판결에 유감을 표했다. 단체는 “33개월을 분투한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에 학생들의 충격이 얼마나 클지 상상도 못한다”며 “법원이 성범죄자의 편에 서는 아동청소년들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이어 “오늘 판결 앞에 절망 대신 일어서겠다”며 “성범죄를 몰아내고 성폭력에 종지부를 찍겠다. We can do anything!”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모임 전집행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한 개인을 감옥으로 보낸 것이 아니다”라며 “전국 학교에서 교사라는 지위 권력으로 학생들에게 행한 위계·위력에 의한 학내 성폭력을 감옥에 보냈다”고 말했다. 위원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판사는 과거의 형벌에 의하면 벌금형이 나올 수도 있지만 피해자와 참고인 진술에 따르면 징역이 마땅하다고 말했다”며 “구형이 5년인데 징역 1년 6개월이 나온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가 스쿨미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형 5년도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 판결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이번 판결은 과제를 남겼다. 이제 학생들이 아닌 행정부, 교육부, 교육청, 학교 선생님들이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용화여고 스쿨미투 사건은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2018년 3월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 뽑기 위원회’를 꾸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교사들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용화여고 학생들의 고백을 시작으로 교내 성폭력을 공론화하는 일명 ‘스쿨미투’가 시작돼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검찰은 2018년 4월부터 수사를 시작해 같은 해 12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A씨에게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이후 지난해 2월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 진정서를 내자 추가 보완 수사를 한 끝에 5월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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