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팩리서치 "이항 조작된 계약으로 주가 부풀려" 폭로

하루만에 63% 폭락 시총 25억 달러 증발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도시 하늘을 열다라는 부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서 중국 이항사의 2인승급 드론택시용기체 이항216이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뉴시스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도시 하늘을 열다라는 부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서 중국 이항사의 2인승급 드론택시용기체 이항216이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 드론 개발 기업 이항의 주가가 60% 넘게 폭락했다. 올해들어 이항 주식을 5000억원 가량 사들인 서학개미들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형 드론 생산업체로 주목받은 이항은 지난 2019년 12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올해들어 지난 12일까지 무려 487%나 오르며 124.09달러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투자정보 업체 울프팩리서치는 현지시간 16일 리포트를 내고 이항과 계약을 맺은 중국 업체 쿤샹은 급조된 기업이라고 폭로했다. 또한 쿤샹의 사무실, 현장 사진 등을 통해 사기 정황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항은 조작된 판매 계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실제 제품을 사기보다는 이항 주가 상승을 부풀리는 데 관심이 많아 보이는 고객들과 허위 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쿤샹 웹사이트에 기재된 주소 3개 중 한 곳은 쿤샹 사무실이 없는 호텔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11층짜리 건물의 13층 주소였다. 마지막 주소인 사무실에는 평일 오후 직원이 1명뿐이었다.

결국 이날 이항의 주가는 전일 대비 77.79달러(62.69%) 폭락한 46.30달러까지 곤두박질쳤고, 시가총액은 25억달러 가량 증발했다. 

문제는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이항의 주식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들어 서학개미의 이항 매수 결제 규모는 4억6261만달러(약 5123억원)로 매수 결제액 기준 5위다.

이는 바이두(4억5039만달러), TSMC(4억3945만달러), 아마존(3억8328만달러), 엔비디아(3억5200만달러) 보다 많은 수준이다.

16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이항 홀딩스 주식 보유 잔액은 5억5000만달러(약 6090억원)로 국내 투자자의 보유 해외 주식 중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편, 지난해에는 '중국판 스타벅스'로 평가받으며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루이싱커피가 분식회계 의혹으로 상장폐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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