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입양 활성화 위한 콘서트 연 윤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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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객석>과 극장 '정미소' 대표인 윤석화씨는 이제는 연극배우 그 자체로 남고 싶다고 전한다. <사진·민원기 기자>▶

지난 7일 오후 7시 성균관대학교 6백주년

기념관에서는 월간 <객석>, 극장 '정미소'의

대표이자 연극 배우인 윤석화씨가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한 자선 콘서트를 열었다.

'사계'라는 이름의 이번 공연에는 윤씨와

오랜 지인인 가수 이문세, 노영심, 기타리스트 이병우씨가 출연해 자장가를 주제로 한

4인 4색의 무대를 선보였다.

자선 공연 '사계'는 해마다 계속될 예정이다.

1년에 한 번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고 입양된 아이들과 입양 가정을 위해

클래식부터 대중가요까지 다양하게 공연된다.

사계는 '사랑은 계속되어집니다'의 줄임말.

올해 생후 100일 된 아이를 입양한 윤씨는

현재 동방사회복지회의 국내 입양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실제 엄마가 돼보니 아이한테 받는 사랑이 너무나 커요. 내가 20을 주면 아이한테서 80을 받는다고 할까.”

연극 배우 윤석화(46)씨는 얼마 전 동방사회복지원에서 생후 100일 된 아들 수민이를 입양하고 엄마 된 기쁨에 들떠 있다.

지난 7일 오후 7시 성균관대학교 6백주년 기념관에서 '엄마의 자장가'란 주제로 열린 자선 콘서트를 준비하는 동안 윤씨는 내내 “맑은 웃음, 울음, 순수를 주는 수민이 덕에 기쁨이 컸다”고 말한다.

동방사회복지회 국내 입양 홍보 대사이기도 한 윤씨는 평소 여성과 생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얼마 전 미혼모 수용시설인 애란원을 방문해 미혼 청소녀들과 만나는 동안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졌다는 윤씨.

입양을 한 이후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자긍심이 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아이를 입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다. 처음엔 과대 포장되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 둘을 입양한 어느 목사님이 편지를 보내서 아이를 입양했다는 사실과 어떻게 키우는지 많이 알려달라는 말을 전하셨어요. 아, 내 두려움에 용기와 격려를 주는 만큼 이 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감당하리라 생각했죠.” 지금은 수민이가 '더 없는 선물'이라며 진작 누군가 더 빨리 용기를 심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그는 말한다.

“자라서 예술을, 가능하면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며 “감사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바람도 전한다.

예술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윤석화'는 어떨까. 연극 인생 30년은 그가 표현하듯 “배우라는 작업을 통해 길들여진” 30년이다. 사실 그는 연극 이외의 일로 많이 지친 듯 보였다. 그 동안 월간 <객석>과 극장 '정미소'를 경영해 오며 재정 문제 등으로 “예술의 본질을 중요시하는 이가 회사의 이윤을 남기기 위해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실감했다”고 한다.

“소중한 경험이에요. 예술 자체를 지켜야 한다는 본분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선 희생이었죠. 그러나 이제는 악기가 녹이 스는 듯한 두려움도 있어요.” '연극'이라는 원래 있어야 될 자리에서 너무 떨어져 나온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자각으로 일단은 모든 자리를 비워내기 위해 어디까지는 가줘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2004년 9월 객석을 떠날 생각입니다. 5년은 버티겠다는 나 자신과 한 약속은 지켰으니까.” 연극을 그만두고 비즈니스만 하면 잘할 거라는 걸 스스로 알지만 “CEO의 자격은 없는 것 같다”고 윤씨는 말한다.

극장 '정미소'와 갤러리는 재능 있는 후배들의 공간으로, 월간 <객석>은 윤씨가 정신적으로 지원하는 한국 순수 예술의 발판으로 남겨질 예정이다. “이제는 내려놓으려 해요. 배우로서 본분도 필요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테니까. 이제는 배우 그 자체죠.”

“예술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연극 배우 윤석화로 남고 싶다”는 마지막 말을 전한다.

임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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