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의 3분의 1이 반전세
전셋값 상승분 월세로 돌리는 현상 가속화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3분의 1을 차지했다. 전셋값이 계속 뛰자 집주인들이 전셋값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고 전세를 구하지 못했거나 오른 보증금을 대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반전세 집을 구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7만568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반전세'로 불리는 월세를 낀 거래는 2만4909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약 33%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직전 6개월(지난해 2∼7월)간 반전세 거래가 전체 임대차 거래의 28%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4.7%포인트 증가했다.
반전세에는 임대차계약 중 순수 보증금만 있는 전세를 제외하고 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와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가 포함된다.
새 임대차법 시행 전 1년간은 반전세 비중이 30%를 넘긴 적이 딱 한 달(지난해 4월 32.5%)이었다. 법 시행 후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반전세 비중이 30% 미만인 달은 지난해 10월(29.6%)뿐이었다.
고가 전세가 몰린 강남권과 서울 외곽에서 모두 이런 현상이 관측됐다.
서초구에서 반전세 비중이 작년 상반기 35% 안팎을 기록하다가 새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작년 7월 28.5%로 낮아졌다. 그러다가 작년 8월 33.8%로 올라갔고 11월 50.5%로 절반을 넘겼다가 12월 43.2%를 기록했다.
송파구도 반전세 비율이 작년 5∼7월 25∼27% 수준에 그쳤으나 8월 45.7%로 껑충 뛰었고 이후 35% 안팎을 유지했고 11월 44.3%로 다시 높아졌다.
서울 외곽에서는 은평구의 반전세 거래가 작년 1월부터 8월까지 19∼25% 사이에서 오르내리다 9월 27.1%로 높아졌고, 12월 30.5%, 올해 1월 38.8% 등 오름세를 보였다.
구로구 역시 지난해 대체로 30% 안팎을 오르내리가가 11월 51.5%로 절반을 넘긴 데 이어 지난달에도 42.8%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반전세 임대료도 함께 올랐다.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전용면적 84㎡ 반전세는 작년 상반기 보증금 1억원, 월세 250만원 안팎에 다수 거래가 이뤄졌다.
해당 평형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인 작년 10월 보증금 1억원, 월세 300만원(9층)에 거래됐고 올해 1월에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30만원(23층)에 계약서를 썼다.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박석고개(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59㎡는 월세 없는 순수 전셋값이 작년 상반기 보증금 4억원 수준에서 지난달 5억5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올랐는데, 반전세 임대료 역시 작년 5월 보증금 1억원, 월세 80만원에서 올해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임대차 계약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나고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가 월세로 급격히 전환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보증부 월세 형태의 계약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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