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급등에 배달공기밥 인상 움직임

2002년 대비 쌀값은 38%, 최저임금은 4배 올라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 ⓒ뉴시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 ⓒ뉴시스

최근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공깃밥 한 그릇을 1500원으로 올리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회원수 65만명인 국내 최대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의 게시판에는 "배달매장 공기밥 1500원 받기 운동에 동참하자"는 회원들의 글이 속속 게재되고 있다.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쌀값과 인건비는 꾸준히 올랐지만, 공기밥 가격은 1천원을 유지했다"며 "이제라도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통계 확인이 가능한 시점인 2002년 2월 쌀 20kg의 소매가격은 4만9900원이었다. 2021년 2월 9일 현재 쌀 20kg의 소매가격은 6만8900원으로 38.08% 상승했다.

5만원 중반대를 유지하던 쌀값은 재배면적 감소와 지난해 장마와 태풍 등 기상악화로 작황 부진에 따라 지난해 9월 6만1900원으로 크게 오른 뒤 10월 6만6900원, 11월 6만7900원, 12월 6만8900원을 기록했다.

인건비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시간급 최저임금은 2002년 2100원에서 2021년 8720원으로 4.15배 뛰었다.

공기밥 가격 인상 이슈에 사람들의 찬반 여론이 뜨겁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쌀값과 인건비는 늘고 손님 수는 줄었으니 당연히 올라야 한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쌀값이 떨어져도 공기밥 가격은 내리지 않으면서 올리려고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쌀값이 2015년 4월 6만2천800원으로 올랐다가 2017년 5월 4만9천900원으로 급락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작황에 따라 언제든 쌀값이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데 공기밥 가격을 한번에 50% 올려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동수 전 한국외식산업경영학회 회장(가톨릭관동대 교수)은 “과거와 달리 공깃밥은 주메뉴에 곁들여지는 요리로 여겨진다”며 “무작정 쌀값과 연동해 가격을 올린다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품업체들은 즉석밥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CJ제일제당은 설 연휴 이후 햇반 가격을 1600원에서 1700원으로 6~7% 인상한다. 오뚜기도 지난해 9월 '오뚜기밥' 가격을 약 8% 인상한데 이어 이달 중 7~9% 올릴 예정이다. 동원F&B는 지난달 '쎈쿡' 7종 가격을 1350원에서 1500원으로 11%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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