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2인극. '돼지떼' 17~28일 산울림소극장.
원작 「말하는 떡갈나무」 주인공 소녀로 바꿔
극단 얄라리얄라. 여성의 사회적 자립 어려움 담아.

연극 '돼지떼' 공식 포스터 ⓒ얄라리얄라
연극 '돼지떼' 공식 포스터 ⓒ얄라리얄라

프랑스 19세기 프랑스 여성 작가 조르주 상드(1804-1876)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여성 2인극이 열린다.

극단 ‘얄라리얄라’는 조르주 상드의 동화 「말하는 떡갈나무」를 토대로 제작한 연극 ‘돼지떼’를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산울림소극장에서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조르주 상드는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의 동화 「말하는 떡갈나무」의 주인공인  고아 소년 ‘에미’는 학교도 못하고 돼지치기 머슴으로 살아간다.  생각보다 영리한 돼지떼를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무섭고 절망적이다. 에미는 숲으로 탈출해 '말하는 떡갈나무' 위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간다. 부자이면서 거지인척 하는 사기꾼 할머니의 속임수에 넘어가 곡마단에 팔려가기 직전 농부 벵상 아저씨가 에미를 구출한다. 벵상아저씨에게 글과 기술을 배워 유능한 일꾼이 되어 가정을 꾸린다. 자연이 치유와 교육을 통한 직업과 사회적 성공 등의 의미를 담았다고 평가된다.  

연극 ‘돼지떼’는 원작의 결말에서 더 나아가 주인공 소년 에미를 ‘아멜리’라는 소녀로 바꿈으로써  최악의 사회적 환경을 이겨내야 했던 당시 여성의 지난한 싸움을  그려낸다. 

연극 '돼지떼' 공연 사진 ⓒ얄라리얄라
연극 '돼지떼' 공연 사진 ⓒ얄라리얄라

연극 ‘돼지떼’의 주인공 아멜리가 성장하며 접하는 삶과 직업의 세계의 중심은 여성이다. 결국 아멜리는 자본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순수한 욕구에서 ‘일의 의미’를 찾고, 수많은 돼지떼로부터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지켜낸다. 

무대는 아멜리가 사는 숲속과 조르주 상드가 살던 1800년대 파리를 가로지르고, 동시에 2021년 서울의 현실을 비추기도 한다. 이를 통해 ‘돼지떼’의 방해에도 버티며 전진할 수 있는 동력을 찾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두 명의 여성 배우가 1인 다역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포스트-포스트 드라마 집단 ‘얄라리얄라’는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이야기에 동시대적 가치와 질문을 담아 창작·각색·번역해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번 ‘돼지떼’는 2020년 6월 ‘산울림 고전극장 페스티벌’ 선정 작품의 앙코르 공연이다. 

이은비 얄라리얄라 연출가는 “고전을 통해 시대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세상을 들여다보고 싶다”며 “연극 무대를 통해 잊혀가는 여성 창작자와 현대 관객과의 접점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극 '돼지떼' 예매는 인터파크와 산울림소극장(02-334-5915)을 통해 가능하다. 전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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