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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라 함은 '글과 그림이 결합된 칸들을 나열함으로써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를 말한다. 일부에서는 아직도 만화를 저급한 불량 문화로 깎아내리고 있는 모양이지만, 만화는 이미 제9의 예술로 자리잡았다. 네 번에 걸쳐 연재될 이 글은, 당신이 만화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를 풀고, 만화로써 당신을 위로하기 위해 쓰여진다. 바로 당신을 위해 만화가 존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아이들에게 어떤 만화를 읽히나

2. 추억의 만화가게

3. 내게 힘을 주는 만화

4. 새로운 만화가 오고 있다

그 옛날 한문 시간에 배운 바에 따르면, 공자라는 사람이 '삼인행'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세 사람이 길을 가는데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는 이야기로, 결국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는 소리다. 그러고 보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다 배울 점이 있다.

만화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혹시 아이가 공부는 안 하고 만화책만 본다고 속상해하는 엄마인가? 독서라곤 만화책뿐이라고, 그것도 책이냐고 외치고 싶은가?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괜히 억지로 만화책 뺏었다간 사이만 나빠진다. 빼앗긴 만화에 대한 관심이 소년소녀세계명작전집으로 옮아간다는 보장도 없다. 게다가 만화책도 책이다. 만화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당신은 당신의 부모와 같은 책을 읽으며 자랐을지 모르지만 당신의 아이는 당신과 다른 것들에게서 세계를 이해한다. 만화라는 자극을 통제할 수 없다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는 게 낫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이 만화를 이해해야 한다. 아이가 환장하는 만화를 함께 읽고,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만일 당신이 모범생 근성을 버리지 못해 '만화 원론'으로부터 접근해야 직성이 풀린다면 스콧 맥클루드의 <만화의 이해>와 <만화의 미래>(김낙호 옮김, 시공사)를 추천한다. 스콧 맥클루드는 현직 만화가이자 만화이론가로, 지난 11월 5일 '만화: 이미지 기반 대중문화의 차세대 콘텐츠'라는 주제로 열린 청강문화산업 세미나에 초청되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 책을 두 권으로 만화의 문법과 특징에 대해 만화로 서술한다. 이미 여러 대학의 교재로 쓰이고 있는 이 책들은 당신에게 만화가 어째서 매력적인 매체인지를 이해하게 해줄 것이다.

이 책 두 권을 읽었다고 만화 도사가 된 양 착각하지 말자. 맥클루드도 지적하다시피 아시아 만화와 서구 만화는 문법 자체가 틀리다. 그렇다고 '동북아 만화의 이해'같은 책을 찾아 읽을 생각은 말고 이제는 진짜 '작품' 분석에 들어가보자.

우리나라의 만화는 대여점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것이 특징인데, 전혀 바람직한 제도는 아니지만 일단 이용해보자. 아이들 역시 저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가 무엇인지 묻거나, 무슨 만화책을 보는지 훔쳐보고 만화를 고른다. 정 알아낼 수 없다면 만화 가게에 가서 주인에게 인기 만화 동향을 묻든지, 제일 많이 봐서 너덜너덜해진 책을 선택하면 된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자. 어린 시절 나는 왜 그렇게 만화에 좋아했던가? 이 만화는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나? 내가 이 만화를 좋아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우리 아이도 이 만화를 읽고 나처럼 생각할까? 자, 그럼 이제 저녁상을 물리고, 텔레비전을 끄고, 아이와 앉아서 수다를 떨 차례다. “나 이 만화 읽고 감동했어. 너는?”

최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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