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핵심 인재 양성 키워드, 성별 다양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사당에서 부인 질 바이든이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사당에서 부인 질 바이든이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새해 미국 바이든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시켰고, 코로나19 위기와 기후변화 문제 등을 다룰 과학팀을 꾸렸다. 정책의 과학기술적 근거를 중시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또 미국 최초 여성 부통령이 탄생했고 장관급 26명 중 여성 12명, 유색인종 13명 등 인종과 성비의 균형을 맞췄다. 미국 사회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의미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여성 과학기술인을 지원하는 데 있어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은 “여성이라서 겪는 문제들을 도와주는 개념이 아니라 여성 인력이 필요해서 키워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양성은 다양한 조직적 혜택을 가져온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성과를 보면 알 수 있다.

WISET에서 발간한 ’국내 과학기술분야 민간기업의 성별 다양성 제고방안 연구‘(2020)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인재의 다양성을 단순히 인적 자원 관리의 일부가 아닌 비즈니스 전략의 필수 부분으로 인식하고, 적극 활용해 기업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보고서에서 인용한 윌리스 타워스 왓슨(Willis Towers Watson)의 설문조사(2018)에 따르면, 고용·진급에서 편견을 제거하기 위한 과정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 각각 71%, 56%에 달했다. 이 기업들은 인재의 다양성이 다양한 조직적 혜택을 가져온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 Coopers)의 조사(2015)에 따르면 85%의 CEO들이 포용성과 다양성 전략을 적용함으로써 기업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포용성과 다양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신규 시장에서 70% 이상의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은 포용성과 다양성이 보장된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여성 과학기술인의 활용은 더 큰 의미가 있다. 디지털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신산업분야의 성장은 급격화 되는 데 비해 관련 인력은 매우 부족하다. 우리나라도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에 대한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 AI·SW인재양성을 위한 AI대학원 확대, 산업 현장과 초·중생 교육인프라 구축 등 2025년까지 ‘핵심인재 10만 양성’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계획이 현실이 되려면 출산·육아 등 일·가정 양립과 사회적 인식 등의 문제 해결에서 벗어나, 다양성의 관점에서 여성 인력이 충분히 활용돼야 한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는 여성 과학기술인 생애주기 성장 플랫폼 ’W-브릿지‘를 만들어 디지털화 시대의 여성 핵심 인력 양성과 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과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는 2월11일은 설 연휴의 첫날이기도 하지만 제6회 세계 여성과학인의 날이다. 2015년 12월22일 제70차 유엔총회에서 선포된 이 날은 소녀와 여성들이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평등한 접근과 완전한 참여를 달성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정됐다. 세계 여성과학인의 날을 맞아 우리가 직면한 여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측면에서의 지원에서 벗어나, 여성 과학기술인이 디지털화 시대의 핵심 인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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